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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적 영화 시사회서 언급
“중요한 건 핵무기 없애는 것”

미하일 고르바초프(사진) 전 소련 대통령이 미국의 중거리핵전력조약(INF) 탈퇴 움직임과 관련해 “냉전으로 다시 돌아가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8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러시아 모스크바의 한 영화관에서 열린 자전적 다큐멘터리 영화 ‘미팅 고르바초프’의 시사회에 참석했던 고르바초프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새로운 냉전시대에 대한 질문에 “무조건 막아야 한다”며 “냉전뿐 아니라 우리가 전쟁을 막기 위해서 했던 모든 수단을 동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르바초프는 “가장 중요한 것은 핵무기를 없애는 일”이라고 역설했다.

이날 간병인들의 도움을 받아 시사회장에 나온 고르바초프는 병색이 완연한 모습으로 냉전에 대한 위험성을 수차례 경고했다. 그는 “군비경쟁이 다시 재연되면 세계는 위험해진다”며 “핵전쟁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은 관련된 시나리오가 논의되고 있다는 의미”라고 경고했다.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은 지난 1980년대 로널드 레이건 미국 대통령과 INF를 체결해 양국의 핵감축을 이끌어냈다. 이후 냉전 종식에 공헌했지만 자국에선 소련 붕괴의 원흉이라는 비난도 듣고 있다.

개봉을 앞둔 ‘미팅 고르바초프’는 그의 인터뷰를 통해 과거를 회고하는 작품(90분)으로 거장 베르너 헤어초크 감독과 앙드레 싱어 감독이 공동으로 연출했다. 조지 슐츠 전 미국 국무장관과 호르스트 텔칙 전 독일 대외정책 자문도 등장해 냉전 해체 과정에서 고르바초프의 비범한 역할에 대해 평가한다. 다큐는 역대 소련 지도자들에 대한 스케치로 시작된다. 1982년 레오니트 브레주네프 서기장이 사망한 이후 1985년 고르바초프가 집권하기까지 유리 안드로포프(5대 서기장), 콘스탄틴 체르넨코(6대 서기장) 등 2명이 숨졌다. 건강악화로 알려졌지만 불과 3년 사이에 3명의 서기장이 숨진 사실은 내부 권력투쟁의 어두운 이면을 반영하고 있다는 시각도 제시된다.

박준우 기자 jwrepublic@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