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내년 8조7000억원 책정
“예산삭감”외치던 野도 총력전

정부가 내년도 생활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을 올해보다 50% 늘린 8조7000억 원 규모로 책정한 가운데 지역 예산 확보를 위한 여야 의원들의 일명 ‘쪽지 예산’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정부 예산안을 대폭 삭감하겠다고 공언한 야당 의원들도 너도나도 자신의 지역구 SOC 예산 증액을 요구하고 나섰다. 여야 의원들 모두 2020년 국회의원 총선거 성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지역 예산 확보에 필사적으로 매달리면서, 자칫 이번 예산안이 ‘누더기 예산’이 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8일 문화일보가 국회 각 상임위원회 예산안소위원회 자료를 분석한 결과 행정안전위원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토교통위원회 등 지역 SOC 예산이 포함된 상임위에서는 여야 구분 없이 의원들의 지역구 예산 증액 요청이 쇄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행안위의 행정안전부 소관 예산안소위 심사 자료에 따르면 김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서울 서대문을)은 서대문구 방범용 CCTV 10개 소 확대 설치 및 5개 소 화질 개선사업에 2억1000만 원의 예산을, 서대문구 지역 교통 안전환경 개선사업에 2억4600만 원의 예산을 각각 증액 요청했다.

권은희 바른미래당 의원(광주 광산을)은 광주시 CCTV 통합관제센터 가상화 시스템 등 개선에 26억 원의 예산 지원을 요청했다. 송언석 자유한국당 의원(경북 김천)은 김천시 아포읍 인리의 재해위험개선지구 정비사업을 위해 8억 원의 예산 증액을 요청하고 행안부에 “김천시 재해위험지구 지정을 검토하라”는 부대 의견을 냈다.

산자중기위의 산업통상자원부 소관 예산안소위에서는 정유섭 한국당 의원(인천 부평갑)이 부평남부체육센터 건립에 국비 20억 원, 인천가족공원 조성 및 개보수 사업에 각각 44억 원·13억 원 등 부평 지역구를 위한 국비 500억 원을 요청한 것으로 나타났다.

백재현 민주당 의원(경기 광명갑)은 광명동굴 라스코 전시관을 신재생에너지 융·복합 테마체험단지로 구축하는 데 필요한 비용 등 관련 예산 총 26억 원을 늘려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김유진 기자 klu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