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코스피가 8일 미국 증시의 급등에 영향받아 장 초반 2110선까지 회복한 가운데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시장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 변동성 커진 증시 대처 요령

내수株 4분기 실적개선 전망
조선·건설 반등 시도할 수도

낙폭과대 ‘묻지마 매수’ 금물
현금·배당 많은 기업 찾아야
해외투자는 美단기국채 괜찮아

최근 국내 증시가 기록적인 폭락세를 연출한 뒤 등락을 거듭하자 투자자 사이에서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세계적인 현상인 만큼 해외로 눈을 돌리려고 해도 마땅히 투자할 만한 시장이 보이는 상황도 아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증시가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이 불확실한 만큼 추가 하락 또는 연저점에서의 박스 형성 등을 염두에 둔 투자 전략을 세우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조언을 내놓고 있다.

우선 다소 신중하게 움직이는 것이 상책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소재용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8일 “미국과 중국 간 무역분쟁에 이어 중국의 3분기 국내총생산(GDP) 둔화로 성장에 대한 높아진 불안감이 최근 글로벌 주식시장 급락에 일조했다”며 “투자자들은 앞으로 방어적인 전략을 구사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전망했다. 위험요인이 진정되기 전까지 기대수익이 다소 낮더라도 손실 위험이 적은 자산을 선별해야 한다는 얘기다. 소 연구원은 “미국 단기국채, 미국 배당주, 달러 표시 시니어론, 실적 기대가 뒷받침되는 미국 금융주 등으로 시계를 한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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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기별로 알맞은 대응이 필요하다는 조언도 있었다. 강현기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음식료와 의류 등 연초부터 주가 약세가 이어져 가치 평가의 부담이 적고, 4분기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되는 분야를 중심으로 투자해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최근의 주가 폭락과 관계없이 이들 분야의 저평가가 장기간 이어져 왔고 4분기에는 분명한 상승 모멘텀이 있을 것으로 예측되는 만큼, 안정성이 보장된다는 관측이다.

강 연구원은 조선과 건설 분야를 중심으로 재반등이 찾아올 가능성에 대해서도 조심스럽게 언급했다. 미국과 중국 정상의 무역 관련 회담의 향방 등 중요한 불확실성 요인이 해소되는 11월 이후를 예측하고 이들 분야를 미리 투자해둘 수 있다는 것이다. 강 연구원은 “조선은 LNG선과 LPG선 운임이 높아지는 추세이고, 건설의 경우는 정부의 주택 공급 확대 정책, 국내 플랜트 발주 확대, 대북 이슈 등 모멘텀이 상당히 응축돼 있다”며 “주식시장 전반의 상황이 안정될 때 이들이 제대로 된 대접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단순히 주가가 낮아졌다고 해서 무조건 낙폭과대 종목만 찾아서는 안 된다는 조언도 나온다.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주식이 싸다고 해도 반등 기회를 잡을 수 있는 종목을 찾아야 한다”며 “낙폭이 과대한 주식을 매입하는 전략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잉여현금이 많아서 향후 돈을 충분히 쓸 수 있는 기업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주가가 낮아진 만큼 높아진 고 배당주 투자를 통해 배당수익을 노려볼 수도 있다. 추후 시장이 바닥을 잡고 반등에 나선다면 낙폭이 지나친 실적주가 가장 빨리 오를 수 있겠지만, 향후 장 상황이 불안정한 만큼 시세 차익이 아닌 배당을 노리는 것도 좋다는 얘기다. 지난달 31일 현재 코스피의 배당수익률은 2.0%로 지난해와 비교하면 0.6%포인트 높다. 은행의 1년 만기 예금금리와 비슷한 수준으로, 우선 예금금리에 준하는 수익을 확보할 수 있고 추후 시장의 반등 여부에 따라 차익도 누릴 수 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이 불안할 땐 배당투자를 대안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배당수익률은 ‘배당금／주가’로 계산되는데 약세장에서는 분모인 주가가 낮아지는 데다 현재 배당성향도 제고되는 분위기라 분자도 상승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김만용·최재규 기자 my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