對北인권압박 카드 될 수도

오는 8일 미·북 고위급 회담 개최를 앞두고 10대 탈북 남성 한 명이 난민 지위를 인정받아 미국에 입국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역대 최저인 1명에 불과했던 미국 입국 탈북난민 숫자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반난민 정책 강화에도 올해 현재까지 6명으로 증가해 탈북자 문제가 향후 미·북 협상에서 대북 인권 압박카드로 활용될지 주목된다.

7일 미국의소리(VOA)가 입수한 국무부 난민입국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 1일 탈북자 1명이 난민 지위를 받아 미국에 입국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번에 입국한 탈북자는 10대 남성으로 알려졌으며 중서부 미시간주에 정착했다. 앞서 1월 10대 여성 2명이 입국해 캘리포니아주에 정착했으며 6월에는 40대 여성 1명이 입국해 유타주에 자리 잡았다. 지난 9월에도 20대 여성 2명이 각각 유타주, 켄터키주에 정착하는 등 올 들어 미국에 입국한 탈북자는 모두 6명으로 집계됐다.

탈북자들은 미 의회가 2004년 제정한 북한인권법에 근거해 난민 지위를 인정받아 미국 정착이 가능하다. 2006년 5월 6명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모두 218명의 탈북자가 미국에 난민으로 정착했다. 미국에 입국한 탈북 난민은 2008년 38명으로 가장 많았지만 최근 몇 년간 급격히 줄었고 특히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한 지난해에는 단 1명에 그쳤다. 미국에 입국하는 탈북자 숫자가 감소한 것은 북·중 국경 보안이 강화되면서 북한을 탈출하기가 점점 어려워지는 점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트럼프 행정부가 중미 이민자행렬(캐러밴)에 강경 대응 입장을 밝히는 등 올 들어 반난민 정책을 강화하고 있지만 탈북 난민 입국은 오히려 증가해 향후 비핵화 협상 과정에서 탈북자를 비롯한 북한 인권 문제가 적극적으로 다뤄질지 주목된다.

김남석 기자 namdo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