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지난 2015년 경기도를 상대로 제기한 수도권 전철 연장 구간(장항선·경춘선) 환승 손실보전금 청구 소송에서 경기도가 최종 승소함으로써 수도권 전철의 환승 손실 보전금 논란이 종식됐다.

경기도는 코레일이 도를 상대로 제기한 ‘장항선·경춘선 연장 구간 환승손실보전금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대법원이 지난달 25일 원심의 판결이 정당하다고 판단, 원고 측의 상고를 기각하는 판결을 내렸다고 5일 밝혔다. 재판부는 판결문을 통해 “당사자 간 명시된 합의 없이 환승 손실보전금 지급이 불가능하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판결에 따라 소송 패소에 따른 부담금 20억 원과 연간 3억 원에 달하는 환승손실보전금을 지급하지 않아도 되는 등 재정 부담을 덜 수 있게 됐다.

수도권에서 연장 운행되는 전철 구간에 대한 환승 손실보전금은 반드시 해당 지자체와 합의를 거친 후에 지급할 수 있다는 판례가 만들어짐으로써 수도권 전철의 환승손실 보전금 지급 기준이 보다 명확해졌다. 이번 소송은 코레일 측이 지난 2008년 연장 개통된 장항선 충남구간(봉명∼신창역), 경춘선 강원구간(굴봉산∼춘천역)의 이용객이 경기버스로 환승할 때 발생하는 환승 손실금을 경기도가 부담해줄 것을 요구하며 시작됐다. 코레일 측은 2007년 협약한 ‘서울·경기 수도권통합환승할인 합의문’에 따라 장항선·경춘선의 연장노선도 수도권 전철처럼 합의된 것으로 보고 경기도가 손실보전금을 부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1심 재판부는 지난해 10월 해당 연장노선 환승할인 적용 여부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점, 수도권정비계획법에서 강원·충남이 수도권에 포함되지 않는 점을 들어 원고 측의 청구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연장 노선에 대해 통합환승할인제도를 적용할 경우 새로운 합의가 필요한 것으로 보았다.

코레일 측은 1심 판결에 불복, 바로 항소를 제기했다. 연장구간 상행 이용객이 천안역 이전 역에서 승차했을지라도, 천안역부터는 환승 할인제의 적용을 받는다는 논리를 주장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승차역을 임의로 변경해 정산할 수 없고 다른 지자체에서 발생하는 승차요금까지 경기도가 부담할 필요가 없다며 지난 6월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다. 코레일 측은 지난 6월 대법원에 상고심을 청구했으나 지난달 25일 대법원 측이 본안 심리 없이 상고를 기각하는 결정(심리불속행기각)을 내렸다.

도 관계자는 “이번 판결로 지난 5월 서울교통공사가 제기한 미세먼지 대중교통 무료운행 관련 환승손실금 청구 소송에서도 무료운행이 도와 합의 없이 시행됐기 때문에 유리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의정부=오명근 기자 om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