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서구의 한 아파트에서 전처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피의자 김모(49) 씨가 검찰에 넘겨져 수사를 받게 됐다.

서울 강서경찰서는 31일 “살인 혐의로 구속된 김 씨를 기소의견으로 내일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 씨는 지난 22일 오전 4시 45분쯤 서울 강서구 등촌동의 한 아파트 주차장에서 전 부인 이모(47) 씨를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김 씨는 경찰 조사에서 “이혼과정에서 쌓인 감정 문제로 전처를 살해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 씨는 이 씨에게 접근하기 위해 차량 뒤 범퍼 안쪽에 몰래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을 달아 동선을 파악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김 씨가 흉기를 미리 준비했으며 자신의 신원을 숨기려 가발을 쓰고 이 씨에게 접근하는 등 범행을 계획적으로 준비한 정황이 드러났다.

한편 김 씨의 검거 이후 딸들이 아버지인 김 씨에 대해 사형 판결을 내려달라는 내용의 국민청원을 게시하기도 했다. 이들은 “어머니가 이혼 후 4년여 동안 아버지인 김 씨의 살해 위협에 시달렸다”며 “6번이나 이사를 했지만, 그때마다 김 씨가 집요하게 쫓아왔다”고 주장했다. 딸 A 씨는 지난 30일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여성가족부 국정감사에 참고인 자격으로 출석해 “지금도 보복의 두려움 속에 살아가고 있다”며 “피해자의 신변을 보호할 수 있는 법 개정을 시급하게 마련해 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이희권 기자 leehek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