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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거급여 대상 43%→45%로
총 5만가구 이상에 혜택 확대
급여 수급자 월세대출도 허용

가정폭력 피해자·미혼모 등도
취약 거처 몰리기前 지원받게
PC방·만화방 거주자도 대상

오피스텔을 제외하고 주택이 아닌 곳에 거주하는 가구의 41%는 고시원에 사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터의 일부 공간이나 PC방 같은 다중이용업소에 사는 사람이 39%였고, 숙박업소 객실에는 8.2%, 판잣집이나 비닐하우스에는 1.8%가 거주하고 있었다. 통계청, 토지주택연구원, 한국도시연구소가 지난해 5월부터 올해 6월까지 조사한 ‘주택 이외의 거처 주거 실태조사 결과’다. 오피스텔이 아닌 비주택에는 수도권 19만 가구, 지방 18만 가구 등 37만 가구가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연구진은 이들 중 표본 6809가구를 뽑아 면접조사를 벌인 뒤 이 같은 결과를 얻었다. 국토교통부는 이를 바탕으로 지난주 ‘취약계층·고령자 주거지원 방안’을 내놨다. 취약계층별로 언제부터 어떤 혜택을 받을 수 있는지 알아본다.

◇보증금 없거나 보증금 분할 납부 가능한 임대주택 도입 = 우선, 내년 상반기부터 목돈 마련이 여의치 않은 가구를 위해 ‘무보증 월세 임대주택’을 도입한다. 공공임대주택(매입 임대주택)에 입주할 때 보증금을 월세로 환산해 순수하게 월세만 내면 임대주택에 살 수 있게 된다. 주거·생계급여를 동시에 받는 빈곤가구가 대상이다. 보증금이 500만 원 정도인데도 저소득 빈곤층 가운데는 보증금을 낼 형편이 안 돼 입주를 포기하는 사례가 나와 이 같은 제도를 마련했다.

보증금을 나눠 낼 수도 있다. 이 제도 역시 내년 상반기부터 도입되는데 매입·전세임대 입주자를 대상으로 보증금을 2년 동안 분할 납부할 수 있도록 해 입주 초기의 부담을 줄여준다.

◇주거급여 지원 대상 확대하고 월세 대출도 허용 = 주거급여란 저소득층의 주거비(임대료나 집 수리비용)를 지원하는 제도다. 10월부터 부양의무자 기준이 폐지(부양의무자가 있더라도 주거급여 수령 가능)되면서 83만 명인 지원 대상자에 54만 가구가 추가된 데 이어 내년에 대상이 또 확대된다. 올해는 중위소득 43%까지 줬지만 내년에 44%, 2022년에 45%까지 범위가 넓어지기 때문이다. 44%로 확대되면 2만6000가구, 45%로 늘어나면 2만7000가구가 새로 주거급여 혜택을 받게 된다. 월평균 주거급여액도 인상해 내년 12만5000원에서 2022년 14만5000원까지 올라간다.

아울러 내년 상반기부터 ‘주거안정 월세 대출’ 대상에 주거급여 수급자도 포함된다. 지금은 주거급여 수급자가 아닌 무주택 가구주만 대출이 가능하다. 연 1.5%의 저리로 월 40만 원까지 총 960만 원을 빌릴 수 있다. 또 주거급여 수급 고령자가 폭염 피해를 보지 않도록 냉방기기 설치를 지원하고, 기존 수선유지급여 한도 외에 고령자용 편의시설 설치비용을 50만 원 추가 지원한다.

◇고시원 수리해 임대주택으로 = 올 하반기에는 ‘고시원 매입형 공공리모델링 사업’을 시행한다. 지금은 공공리모델링 사업 대상이 단독·다가구 주택에 한정돼 있다. 이에 따라 주거환경이 열악한 노후 고시원 등을 사들여 양질의 주택으로 바꾼 뒤 청년·고령자 중 주거 취약계층이 주변 시세의 30% 수준의 임차료만 내고 거주하도록 할 방침이다. 쪽방촌 같은 열악한 지역 생활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내년 하반기에는 쪽방촌 부근 매입 임대주택을 활용해 쪽방촌 거주자를 단체로 이주하게 하는 시범사업도 벌일 예정이다.

◇가정폭력 피해자·미혼모·PC방과 만화방 거주자도 주거지원 = 주거지원 대상도 늘린다. 현재 취약계층 주거지원 사업은 주택 이외의 거처(쪽방, 고시원, 여인숙, 비닐하우스 등)에 사는 가구를 중심으로 매입·전세임대를 지원하는 식으로 이뤄진다.

하지만 내년 상반기부터는 이들 외에도 가정폭력 피해자, 출산 예정 미혼모 등 긴급한 주거지원이 필요한 대상도 취약 거처로 내몰리기 전 미리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또 쪽방 등 외에 PC방이나 만화방에서 먹고 자는 사람도 주거지원 대상에 포함키로 했다.

박수진 기자 sujininva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