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경제·안보 이슈들 때문에, 23일 열린 조명래 환경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는 큰 관심을 끌지는 못했다. 그러나 청문회 과정에서 드러난 문제점들만 봐도 장관 역량은 고사하고 공인(公人)의 기본이라도 갖췄는지 의문을 갖게 한다. 오죽하면 정의당 대표인 이정미 의원조차 “하나 마나 한 답변에 너무 놀랐다”고 개탄했겠는가. 국가적 환경 현안이기도 한 흑산도 공항 건설과 새만금 개발 문제 등에 대한 이 의원의 질문에 조 후보는 “취임을 안 해 검토한 바가 없다”고 답변했다. 청문회 목적이 이런 문제들에 대한 능력과 생각을 살펴보기 위한 것임을 아는지 의문이다.

도덕성과 위법성 의혹도 심각하다. 조 후보는 두 살 된 손자 명의의 정기예금 1880만 원, 매월 6만 원과 30만 원씩 불입하는 주택청약예금 및 정기적금에 대한 문제점 지적에 “차비를 모은 것”이라고 했다. 누가 합당한 해명으로 생각하겠는가. 별 생각 없이 그렇게 했지만 증여세 탈루 등의 의혹이 있다면 바로잡겠다고 하고 사과하는 게 정직한 태도다. 자녀 위장전입, 부동산 다운 계약 등도 드러났다. 조 후보가 국정감사 바로 전날, 지난해 11월부터 맡고 있던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장에서 사직한 것도 볼썽사납다.

국회 청문보고서는 채택되지 못했다. 자유한국당은 검찰 고발을 추진 중이다. 더불어민주당은 “건강한 가치관과 철학을 보여줬다”고 발표했는데, 여당 가치관 기준이 걱정된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장관의 경우처럼, 문재인 대통령은 임명을 강행할지 모른다. 여권 주변에도 인재(人材)가 많다. 그런데도 부적격 인사들을 장관에 기용하면 도대체 현 정권엔 그런 사람밖에 없느냐며 국민은 혀를 찰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