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24일 서울 중구 충무아트홀 체육관에서 KBL 일반인 실기테스트 청백전이 치러지고 있다. 뉴시스

일반인 13명 실기테스트

고교·대학시절 선수 활동
개인 사정·슬럼프로 낙오

172㎝ 최단신 한준혁
“도전 안하면 평생 후회”

AG 몽골대표 출전 강바일
“이번 기회 놓치고 싶지않아”

합격땐 드래프트 참가 자격

아직은 미생, 하지만 ‘완생’을 꿈꾼다.

24일 서울 중구 충무아트홀 체육관에서 한국농구연맹(KBL) 일반인 실기테스트가 열렸다. 프로 농구선수를 꿈꾸는 13명이 ‘눈도장’을 받기 위해 부지런히 코트를 오갔다. 이보선 KBL 경기위원장과 이호근, 표명일, 오원강 위원 등 4명이 실기테스트 참가자들의 기량을 유심히 점검했다. 1차 서류면접을 통과한 13명의 참가자는 번호표가 달린 조끼를 착용하고 실기시험을 치렀다. 평가위원들은 슛, 드리블 등 기본기에 청백전으로 13명의 기량을 체크했다. 평가위원단으로부터 합격점을 받아야 다음 달 26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리는 2018 KBL 신인 트라이아웃 및 드래프트에 참가할 자격이 주어진다. 지난해에는 16명이 실기테스트를 치렀고 이 중 6명이 합격했다.

현대모비스의 가드 이대성, 전자랜드의 가드 김정년 등이 일반인 실기테스트를 통과하고 드래프트에서 프로구단의 지명을 받았다. 명칭은 일반인 실기테스트지만, 정확히 표현하자면 ‘무적자’ 테스트다. 대부분 중고교, 대학에서 농구선수로 활동했던 이력이 있다. 그래서 더욱 절박하다.

172㎝의 한준혁(21)은 올해 지원자 중 최단신이다. 2014년 전국체전에서 용산고의 우승을 이끌며 ‘제2의 김승현’으로 불렸지만 동국대에 진학한 뒤 농구를 그만뒀다. 자퇴하고 영남대 체육학부에 입학한 한준혁은 교사가 되기 위해 교직을 이수했지만, 프로 농구선수라는 꿈은 머릿속에서 지워지지 않았다. 한준혁은 “실기테스트에 도전하지 않는다면 평생 후회할 것 같았다”며 “키는 제일 낮지만, 뽑아주신다면 코트 안에서 가장 빠른 선수가 되겠다”고 강조했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에 몽골 국가대표로 출전했던 강바일(23)도 눈길을 끌었다. 그의 부모는 몽골인. 부모를 따라 2007년 한국에 왔고 농구와 인연을 맺었다. 양정고를 거쳐 중앙대에 진학했지만 2학년을 마치고 휴학하며 농구부를 떠났고, 몽골로 건너가 아시안게임에 출전했다. 강바일은 “내 존재를 알리기 위해 아시안게임 한국과의 경기에서 죽기 살기로 뛰었다”면서 “프로 농구선수가 될 수 있는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몽골은 아시안게임 A조 조별리그에서 한국에 73-108로 패했다.

백하민(25)은 실기테스트 ‘재수생’이다. 그의 부친은 백종철 전 프로축구 대구 FC 감독. 백하민은 경희대에 진학했으나 슬럼프에 빠졌고, 1학년을 마치고 농구를 그만뒀다. 백하민은 실업팀 점핑호스에 둥지를 텄지만, 프로 데뷔라는 인생의 목표를 잊을 순 없다. 백하민은 지난해 실기테스트에서 낙방했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백하민은 “축구를 하라는 아버지의 권유를 뿌리치고 농구를 선택했다”면서 “프로 무대에 데뷔하는 모습을 아버지께 보여드리고 싶다”고 강조했다.

일본 규슈 지역 대학농구에서 최우수선수로 뽑힌 조한진(21)과 지난해 드래프트에서 지명받지 못한 정지우(22), 홍석민(23), 김남건(23) 등도 실기테스트라는 관문에 도전했다.

표명일 위원은 “실기테스트 참가자 대부문이 농구 경력을 지내고 있어 기본적으로 공을 만질 줄 안다”면서 “종합적으로 평가하겠지만, 드래프트에 참가할 만한 자원이 몇 명 정도 눈에 띈다”고 귀띔했다.

김성훈 기자 powerkimsh@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