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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경기 고점’ 논란에도
매출 40% 늘어 11조4168억
2분기째 트리플 크라운 달성
올 영업益 20조 신기원 열듯

무역전쟁·중국産 양산 변수탓
4분기엔 신기록 행진 멈출듯

SK하이닉스가 반도체 경기 ‘고점(高點)논란’에도 불구하고 올해 3분기 사상 최고 실적을 갈아치우면서 ‘분기 영업이익 6조 원 시대’를 열었다. 창사 이후 처음으로 분기 매출 11조 원과 영업이익 6조 원을 돌파하면서 올해 매출 40조 원대 영업이익 20조 원대란 실적 신기원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는 올 3분기 매출 11조4168억 원, 영업이익 6조4724억 원을 각각 기록했다고 25일 밝혔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40.9%, 73.2% 증가한 수치다. 역대 최고치였던 전분기 매출 10조3705억 원, 영업이익 5조5739억 원도 가볍게 뛰어넘었다. 당기순이익도 4조6922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조555억 원)보다 53.6%나 늘어나 전분기에 이어 ‘트리플 크라운’을 다시 달성했다.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을 나타내는 영업이익률은 57%에 달했다. 전 분기(53.7%)보다 3.3% 포인트 늘어나면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100원어치를 팔아 57원을 남긴 셈으로, 제조업에서는 ‘꿈의 영업이익률’로 여겨지는 50%를 3분기 연속해 넘었다.

2분기째 신기록 잔치가 이어진 것은 최근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 출하량이 큰 폭으로 증가한 덕분이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D램 출하량은 모바일 시장의 계절적 성수기 효과에 힘입어 전분기보다 5% 늘었고, 평균 판매가격(ASP)도 1% 올랐다”면서 “낸드플래시의 ASP는 10% 떨어졌으나 모바일 고용량화 추세와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비중 확대로 출하량이 전분기보다 19%나 늘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올 4분기부터는 신기록 행진이 멈출 것으로 예측됐다. D램의 경우 3분기부터 공급 부족 상황이 완화된 가운데 글로벌 무역 전쟁, 중국 반도체 양산 등 여러 변수들이 많아 수요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시장은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이 3분기를 정점으로 4분기 5조 원대, 내년 1분기 4조 원대로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전체로는 매출 42조 원, 영업이익 22조 원 안팎에 달할 것으로 관측됐다. 올 3분기까지 누적 실적은 매출 30조5070억 원, 영업이익 16조4137억 원이다. 내년에는 매출이 45조 원 안팎으로 늘어나는 반면 메모리 가격 하락으로 영업이익은 21조 원대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업계 지배적인 전망이다.

권도경 기자 kw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