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전쟁 당시 유엔군사령관으로 승전을 이끈 더글러스 맥아더 장군의 동상(銅像)을 훼손하는 극렬 반미(反美) 행패가 또 자행됐다. 인천 중부경찰서에 따르면, 반미 성향 단체인 평화협정운동본부 공동 상임대표 이 모(61) 목사와 대전·충남본부 준비위원장 고 모(41) 씨가 23일 오전 3시쯤 인천 자유공원의 맥아더 장군 동상에 불을 질렀다. ‘맥아더에서 트럼프까지 신식민체제 지긋지긋하다’며 막말로 미국을 욕하는 플래카드도 내걸고 “전쟁으로 밥 먹고 사는 미국이 남북 정상회담마저 방해한다” 운운한 이들이 천에 붙인 불로 동상 받침대 벽면이 그슬렸다고 한다.

대법원이 이적(利敵)단체로 판결한 조국통일범민족연합 남측본부 중앙위원으로도 활동한 이 목사 유(類)가 대한민국에서 활개 치게 해선 안 된다. 그는 지난 7월 27일 오전 2시쯤에도 동상에 올라가 이불에 불을 질렀다. 하지만 경찰은 처벌 수위가 낮은 특수손괴죄와 집시법 위반 혐의만 적용해 불구속 기소 의견으로 지난 2일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은 “방화죄 요건 ‘공공의 위험 발생’으로 보기 어려웠다”고 하지만, 그 시간에도 공공의 위험이 있다. 지나가던 시민이 왜 두 번째 방화를 119에 신고했겠는가. 공권력이 그런 식으로 대처해선 범행을 인적이 드문 시간으로 택한 저의에 농락당한다. 방화죄 적용에 적극적이어야 한다. 그러지 않으니 범행을 동영상으로 찍어 자랑처럼 SNS에 올리기까지 한다. 엄단해야 할 반사회·반국가 범죄에 대한 처벌 의지가 소극적이어선 결과적으로 재범을 더 부추기게 마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