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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청탁과 거래한 증거”
金, 29일 재판서 반박할 듯

‘민주당원 댓글조작 사건’ 재판에서 사건을 수사한 허익범 특별검사팀이 김경수 경남지사가 올해 6·13 지방선거를 위해 ‘드루킹’ 측과 댓글조작을 공모했고(업무방해) 이를 인사청탁과 거래(공직선거법 위반)하려 했다는 혐의와 관련한 증거를 공개했다. 이에 따라 댓글조작을 몰랐고 따라서 인사청탁도 없었다는 김 지사 측 주장이 힘을 잃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 지사는 29일로 예정된 자신의 재판에서 이를 반박할 것으로 보인다.

특검은 2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부장 성창호) 심리로 열린 댓글조작 관련 드루킹의 첫 공판에서 김 지사가 드루킹 측과 6·13 지방선거를 위한 댓글조작을 공모했다고 볼 만한 내용이 담긴 텔레그램 메신저 대화 내용을 공개했다. 특히 드루킹 측근 도모 변호사는 지난해 대통령 선거 이후 드루킹에게 “뉴스 작업(댓글조작)을 모두 중단하고 지방선거 작업을 하지 않겠다는 걸 김경수에게 통보하거나 양심선언을 하자는 얘기가 회원들 사이에서 나온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특검은 김 지사와 드루킹 측이 6·13 지방선거를 위해 댓글조작을 공모했음을 보여주는 증거로 해석하고 있다. 특검은 지난해 대선은 물론 대선 이후 김 지사와 드루킹이 6·13 지방선거에서도 댓글조작 작업을 벌이기로 공모했다고 의심한다. 특검은 이 과정에서 지난해 12월 김 지사가 드루킹 측에 일본 센다이(仙台) 총영사를 제안한 것으로 본다. 댓글조작과 인사청탁을 거래하려 했다는 것이다. 함께 공개된 인사청탁과 관련한 도 변호사의 특검 진술도 이를 뒷받침한다. 도 변호사는 특검 조사에서 ‘김 지사가 센다이 총영사로 추천한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나’는 질문에 “선플 운동을 도와준 게 중요한 요소”라고 진술했다. 특검에 따르면 대선 직후 드루킹은 김 지사에게 오사카(大阪) 총영사 자리를 요구했으나 거절당했다. 도 변호사는 인사청탁 거절에 대해 드루킹에게 “(김 지사에게) 토사구팽(兎死狗烹)당한 것”이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김 지사 측은 “드루킹 일당의 댓글조작 사실을 몰랐다” “지방선거와 관련해 총영사직을 제공하겠다는 의사 표시를 한 적이 없다”며 혐의를 부인해왔다. 댓글조작 사실 자체를 몰랐기 때문에 인사청탁 거래도 있을 수 없다는 논리다. 김 지사는 같은 날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윤재옥(자유한국당) 의원이 ‘특검이 드루킹 공범으로 지목했다’고 지적하자 “공범이 아니라고 분명히 밝혔다”고 반박했다.

임정환 기자 yom724@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