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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아산병원 시술 독보적
시간 짧고 부작용 전혀 없어
2017년 이후 성공률 99%

“대동맥판막 스텐트 시술(타비시술)이 최근 많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급속한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는 우리나라에서 대동맥판막협착증이 앞으로 매우 증가할 질환 중 하나라는 점도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타비시술이 대동맥판막협착증의 안전하고 효과적인 치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사실을 의미합니다.”

지난 18일 만난 박승정(사진)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심장질환은 환자의 상태에 따라 적절한 치료방법이 열려 있기 때문에 고령이고 다른 질환을 동반하고 있다고 해서 치료를 포기하지 말고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치료 방법을 논의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대동맥판막협착증은 심장 혈액을 온몸으로 보내기 위해 계속 열리고 닫히는 ‘대동맥판막’이 퇴행성으로 문제가 생기는 증상이다.

박 교수는 “수술을 받을 정도의 심한 대동맥판막협착증 환자들은 대개 고령인 경우가 많아 개흉술(가슴을 열어 시행하는 큰 수술)을 하기에 위험도가 너무 높다”며 “이로 인해 최근에는 대동맥판막을 인공스텐트로 넣는 시술이 전 세계적인 추세가 됐다”고 말했다. 타비시술은 가슴을 절개해 판막을 교환하는 기존 개흉 수술과는 달리 넓적다리부에 있는 혈관을 따라 풍선을 판막까지 도달하게 한다. 이후 좁아져 있는 판막 사이에 풍선을 위치시켜 부풀린 후 판막 역할을 할 수 있는 인공판막 스텐트를 대동맥판막에 고정하는 방식이다. 박 교수는 “심장을 열거나 판막 자체를 제거할 필요가 없으니 가히 혁신적인 방법”이라며 “시술 시간은 30분 정도 소요돼 장시간 소요되는 개흉 수술에 비해 환자의 체력 소모가 덜하고 수술 후 입원 기간도 3일가량으로 짧다”고 말했다. 가슴을 절개하지 않았기 때문에 통증이나 운동장애 등의 부작용도 전혀 없다.

특히 최근 미국심장학회에서 발표된 연구에서는 수술의 중등도 위험군 환자에게서도 타비시술이 수술에 버금가는 효과를 보여주고 있어, 수술할 수 없거나 고위험군의 환자들 외에 중등도 환자에게서도 치료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박 교수는 고령화 시대 심장 치료의 패러다임을 바꾼 인물로 평가되는 세계적 명의다. 박 교수팀이 이끄는 서울아산병원 심장병원은 2010년 3월 타비시술을 국내에서 처음으로 성공한 이후 2016년까지 300건을 기록했다. 이후 2017년 한 해 동안 100건을 했고, 2018년에는 단 8개월 만에 100건을 넘으면서 올 한 해 150건 이상의 타비시술이 시행될 전망이다. 세계에서 타비시술을 가장 많이 시행하는 미국에서도 연간 150건 이상의 타비시술이 가능한 병원은 상위 15% 이내인 점을 고려하면 서울아산병원의 실적은 독보적으로 평가받는다. 타비시술은 심장 시술 중 가장 정교하고 고난도 기술이 필요한 시술이다. 이 때문에 국내에서는 서울아산병원 심장병원과 같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승인을 받은 의료기관에서만 타비시술이 가능하다.

물론 성적도 우수하다. 서울아산병원에서 시술한 500건의 타비시술 치료를 분석해보면 환자들의 평균연령이 79세였음에도 시술 성공률은 98%에 달했다. 특히 2017년 이후의 200건 동안 시술 성공률은 99%를 기록했고, 최근에는 의료진의 숙련도와 스텐트 기구의 발전으로 100%에 가까운 성공률을 기록하고 있다.

박 교수는 이와 관련해 의학 연구 분야의 세계 최고 권위지인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슨(NEJM)에 5번이나 연구논문을 게재하는 대기록을 세웠다. 박 교수가 1995년부터 시작해 23회째 서울아산병원 심장병원에서 개최하는 ‘관상동맥 중재 시술 국제 심포지엄’에는 매년 전 세계에서 4000여 명의 심장 중재 시술 관련 의학자가 찾아와 최신 중재 시술을 익히고 있다.

이용권 기자 freeus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