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거 보름앞 ‘4대 변수’

‘이민자행렬 차단’ 이슈 떠올라
‘성추문’ 男女 지지율 편차 커

‘카슈끄지’ 제재 여부에 주목
사우디 대응따른 유가도 관심

오는 11월 6일 치러지는 미국 중간선거가 보름여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브렛 캐버노 연방대법관 성추문 의혹 후폭풍과 자말 카슈끄지 피살 사건, 중미 이민자 행렬(캐러밴) 등이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표면적으로는 민주당 우위의 판세가 흐르고 있지만 공화당 지지자들이 강하게 결집하면서 전체 판세가 요동치는 모양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이 상승세를 나타내는 가운데 최근 5000명까지 늘어난 캐러밴에 대해 미국 유권자들의 표심이 어떻게 작용할지 주목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1일 NBC방송과 최근 공동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중간선거에서 어느 당이 의회를 장악할 것으로 보는가’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48%가 민주당, 41%는 공화당을 택했다”고 보도했다. 여성 응답자는 57%가 민주당의 의회 장악을, 남성은 52%가 공화당의 의회 장악을 원해 성별로 팽팽한 대립 양상을 보였다. 응답자 가운데 공화당원은 68%, 민주당원은 72%가 이번 중간선거에 매우 관심이 있다고 밝혔다. WSJ는 이번 중간선거에 대한 관심도가 이 문항이 조사에 포함된 2006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라고 전했다. 성별 지지율 격차와 높은 선거 관심도는 캐버노 대법관 성추문 의혹을 둘러싼 정파적 대립 심화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사우디아라비아 반체제 언론인 카슈끄지 피살 사건도 중간선거에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사우디 왕가 감싸기에 대한 민주당의 공세 △사우디에 대한 국제사회 제재 여부 △이에 따른 유가 변동에 유권자들은 시선을 집중하고 있다. 딕 더빈(민주·일리노이) 상원의원은 21일 NBC ‘미트 더 프레스’에서 “모든 곳에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의 지문이 있다”며 대사우디 제재 필요성을 강조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워싱턴포스트(WP)와의 인터뷰에서 “아무도 나에게 그(왕세자)가 책임이 있다고, 또 책임이 없다고 말하지 않았다”며 왕세자를 감쌌다. 향후 사우디 왕가의 카슈끄지 피살 연관 사실이 밝혀지면 민주당은 트럼프 행정부의 대사우디 정책에 대한 공세를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우디가 석유를 무기로 미국 등 국제사회 압박에 대응하고 이란산 원유 수출을 금지하는 미국의 2차 대이란 제재(11월 4일)가 시작되면 유가 동향도 선거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불법이민 문제 역시 최근 중간선거 최대 이슈 중 하나로 부상했다. 21일 WP 등에 따르면 미국으로 입국하려는 온두라스, 과테말라 등 중미 출신 이민자 5000여 명이 멕시코 남부 국경도시 이달고를 출발해 미국 국경을 향해 북상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불법 외국인들이 우리 남부 국경을 넘어오는 것을 막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캐러밴(중미 이민자 행렬)은 민주당의 망신거리다. 이민법을 지금 바꾸라”고 민주당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는 등 중간선거 쟁점으로 활용하고 있다.

워싱턴 = 김석 특파원 su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