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목타는 산업은행 회장 이동걸(앞줄 왼쪽) KDB산업은행 회장이 22일 오전 서울 중구 을지로 IBK기업은행에서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연합뉴스

- 이동걸 産銀회장 국감 출석

지난 5월 신규자금 지원결정
‘비토권 확보’를 내세웠지만
법인분리로 철수 의혹 낳아
“주주 역할 못해” 책임론 부상

비토권 적용 대상인지 여부도
産銀·GM 측 주장 서로 달라

22일 KDB산업은행에 대한 국정감사에서는 정부와 신규자금 지원 등을 담은 정상화 합의를 한 지 반년도 안돼 일방적인 법인분리로 철수 의혹을 낳고 있는 한국지엠에 대해 2대(17.02%) 주주 역할을 하지 못한 산은에 대한 책임론이 강하게 제기됐다.

산은은 지난 5월 10년간 생산유지를 전제로 7억5000만 달러(약 8000억 원)의 신규자금 지원을 결정하며 비토권(거부권) 확보를 주된 협상 결과로 내세웠지만, 이번 사안이 비토권 적용 대상인지조차 모기업인 제너럴모터스(GM)와 의견이 엇갈리고 있어 결국 퍼주기식 협상이었다는 질타가 이어졌다.

국회 정무위원회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 IBK기업은행에서 산업은행에 대한 국감을 진행했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한국지엠에 8000억 원의 공적자금 투입을 결정할 당시 법인분할을 예상하지 못했냐는 성일종(자유한국당) 의원의 지적에 “4월 말 협상 말기에 GM에서 (법인분할 필요성을) 제기해 왔다”며 “(협상) 마지막 날 (법인분할을) 거론했지만 우리는 거절해서 (기본계약서에) 포함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이 회장은 또 “한국지엠에 출자하기로 한 8000억 원 중 절반을 집행했으며, 나머지 절반은 ‘정책적 판단’에 따라 집행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해 이를 지렛대로 한국지엠을 압박할 뜻을 내비쳤다. 그는 “(기본계약서가) 완벽히 만족할 만한 수준에 이르지 못한 것은 죄송하다”고 했다. 하지만 “법인 분리가 철수라고 단정하는 데 동의를 못 한다”면서 “법인 분리를 반대하는 것은 절차적인 이유 때문”이라고 이 회장은 덧붙였다.

이날 국감에선 합의 당시 확보했다던 비토권에 대한 실효성 논란도 거셌다. 산은은 당시 한국지엠 정관상 주총 특별결의사항(17개)을 보통주 85% 이상 찬성으로 규정한 비토권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총자산의 20%를 초과하는 자산의 처분·양도 등 17개 주요 경영사항에 대해 비토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뜻이었다.

하지만 이번 법인 분할이 비토권 행사 범위에 포함되는지를 놓고 GM과 산은 측의 주장은 엇갈리고 있다. 산은이 지상욱(바른미래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산은은 현재까지 한국지엠이 보유한 기술현황에 대해 전혀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만약 GM이 한국을 떠난다면 독자생존이 어려운 상황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황혜진 기자 best@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