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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ECD국가중 7번째로 높아
4년전보다 25%P 넘게 증가

“韓 잠재성장률 더 꺾일듯…
향후 부채관리 위험 더 커져”

우리나라 가계부채의 위험도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상위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잠재성장률이 더욱 꺾이는 등 경제 활력이 점차 저하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가계부채의 수준과 위험도를 관리하는 대응이 시급한 것으로 보인다.

22일 한국은행이 국회에 제출한 국정감사 답변자료 중 OECD 국가 가계·비영리단체의 순처분가능소득 대비 금융부채 비율에 따르면 지난 2017년 우리나라는 이 비중이 185.9%에 달했다. 가계가 평균적으로 지닌 빚이 세금 등을 제외하고 실제 활용할 수 있는 소득의 두 배에 달하는 것이다. 이는 OECD 국가들과 비교하면 높은 수준이다. 지난 2016년 기준으로 수치가 조사된 OECD 33개 국가 중 7위에 달했다.

덴마크(285.8%), 노르웨이(229.3%) 등 북유럽 복지국가들은 우리나라보다 순처분가능소득 대비 금융부채 비율이 높은 수준이지만, 훨씬 사정이 나은 것으로 평가된다. 이들 국가는 높은 세금 비중으로 순처분가능소득이 적을 수밖에 없고 이로 인해 순처분가능소득 대비 금융부채 비중이 높게 집계된 것으로 분석되기 때문이다. 정부 지원 혜택이 상대적으로 많아 유사시 가계 부담은 우리나라보다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 가계의 순처분가능소득 대비 금융부채의 비중은 매년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지난 2013년 160.2%에서 2014년 162.9%, 2015년 169.0%, 2016년 180.4%, 2017년 185.9% 등으로 증가세를 계속 이어갔다. 지난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가계·비영리단체의 금융부채는 858조7000억 원에서 1687조3000억 원으로 총 96.4% 늘어났는데 같은 기간 순처분가능소득은 599조4000억 원에서 907조7000억 원으로 51.4% 늘어나는 데 그쳤다. 매년 가계소득이 늘어나는 것에 비해 부채가 너무 빠르게 증가하는 것이다.

또,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비영리단체의 금융부채 비율도 2016년 기준 95.4%로 같은 기간 수치가 집계된 OECD 34개 국가 중 6위에 달했다. 지난해 수치가 발표된 18개 국가 중에서는 97.5%로 4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지난 2013년에는 85.3%였다. 이는 경제성장에 비해 가계부채가 빠르게 늘어난다는 것을 의미한다.

국내 경제의 잠재성장률이 꺾이는 추세를 고려하면 가계소득이나 성장률에 비해 높은 가계부채의 증가 속도를 잡기는 더욱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한은은 제출 자료에서 2011∼2015년의 우리나라 잠재성장률을 3.0∼3.4%, 2016∼2020년의 잠재성장률을 2.8∼2.9%로 제시하면서 “향후 잠재성장률은 인구 고령화 및 생산가능인구 감소, 자본투자 둔화 전망 등으로 더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최재규 기자 jqnote9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