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정상운행 택시는 출입금지 카카오 카풀 서비스 출시에 반대하는 전국 택시 산업 종사자들이 18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택시 생존권 사수 결의대회’를 연 가운데 이 행사 관계자가 정상 운행 중인 한 택시의 집회 장소 통과를 막고 있다. 연합뉴스

택시업계 “결국 잠식당해” 거부
모빌리티도 “혁신한다더니…”

여당 “TF 구성” 묘수 찾기
전문가 “소비자 늘려 달라면
그때마다 갈등 반복될 것”

택시 업계의 파업은 18일 하루로 끝났지만, ‘승용차 카풀(승차공유)’을 둘러싼 택시 업계와 모빌리티 업계 간 갈등은 최고조에 달한 양상이다. ‘하루 2회 제한’이라는 국토교통부의 중재안이 먹히지 않아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진 가운데, 여당까지 나서 ‘카풀 태스크포스(TF)’를 꾸리겠다고 밝히면서 기존산업과 신산업의 공생을 도모할 묘수를 찾아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19일 택시·모빌리티 업계와 정부 부처 등에 따르면 현행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은 현재 출퇴근 시간대에 돈을 주고 받으며 승용차를 나눠 타거나 이 같은 행위를 알선하는 것을 합법으로 보고 있다. 카카오 모빌리티는 이를 근거로 ‘카카오 T 카풀 크루’도 출시하려는 중이다. 문제는 출퇴근 시간대가 정확히 몇 시부터 몇 시까지인지, 승차 공유를 몇 번이나 할 수 있는지는 법에 명확히 규정돼 있지 않다는 데 있다. 이 때문에 모빌리티 업계는 최대한 넓게, 택시 업계는 최대한 좁게 허용 가능 범위를 해석하며 기싸움을 벌여왔다.

국토부가 ‘시간은 특정하지 않은 채 운전자 1명당 출근 시간대에 1번, 퇴근 시간대에 1번까지 허용한다’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했지만, 초반에 받아들이는가 싶던 택시 업계가 막판에 거부하면서 틀어졌다. 일단 카풀이 허용되기 시작하면 결국 전업화할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작용했다. 택시 업계는 “카풀 운전자 200만 명이 하루 2회 운행 시 택시 운행 실적의 59%가 잠식당한다”며 황주홍 국민의당 의원 등이 발의한 ‘유료 카풀 금지법’ 통과에 전력을 기울이겠다는 입장이다.

모빌리티 업계도 공식적으로는 “정부 제시안에 따를 수밖에 없다”면서도 정부 중재안이 영 못마땅하다. 모빌리티 업계 관계자는 “초기 카풀 스타트업들이 이미 횟수 제한을 받아가며 업체를 운영해 오다 결국 망하거나 인력 규모를 줄이고 있다”며 “정부가 말로는 혁신을 한다더니 제대로 된 대책도 못 내놓고 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정부가 업계 간 신경전에 밀려 뾰족한 수를 내지 못하자 더불어민주당이 정책위원회 산하에 카풀 관련 TF를 꾸리겠다고 나섰다. 위정현 중앙대 경영학과 교수는 “소비자가 3회, 4회로 늘려달라고 하면 그 때마다 갈등이 반복되고 격화할 것”이라며 “또 초기에 카풀 기사도 얼마 없을 텐데 이를 2회로 제한하면 실질적인 서비스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수진·손기은 기자 sujininva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