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묵주 선물 받아들고… 교황청을 공식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오후(현지시간) 바티칸 교황청에서 프란치스코 교황과 환담한 후 교황이 선물한 묵주 상자를 들고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 ‘文대통령 면담결과’ 공식발표

“한반도 긴장 극복하기 위해
공동으로 모든 유용한 노력”
방북관련 언급은 소개안해

靑선 ‘사실상 방북 수락’ 발표
“영어로 표현하면 available”

신부없어 특별방문 형식 필요
北, 초청장 발송여부 지켜봐야

청와대가 프란치스코 교황이 방북과 관련해 “초청장이 오면 갈 수 있다”고 말했다고 밝혔으나 교황청은 공식 발표에서 이와 관련한 언급을 하지 않아 실제 교황 방북이 성사되기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특히 교황은 문재인 대통령의 방북 초청 제안에 영어로 ‘available(가능한·시간이 있는)’로 답한 것으로 밝혀져 이것을 방북을 사실상 수락했다고 볼 수 있다는 청와대의 처음 설명이 교황의 의도와는 뉘앙스 차이가 있을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교황청은 18일 오후(현지시간) 문 대통령과 프란치스코 교황의 면담이 끝난 뒤 “한반도의 긴장을 극복하기 위해 모든 유용한 노력을 공동으로 해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교황청은 “면담에서 일부 지역적 문제에 대한 논의도 이뤄졌다”고 말했지만 방북과 관련한 구체적인 언급은 소개하지 않았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앞서 서면 브리핑을 통해 “초청장이 오면 무조건 응답을 줄 것이고, 나는 갈 수 있다”며 “멈추지 말고, 두려워하지 말고 나아가시라”고 말했다고 프란치스코 교황의 발언을 소개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또 교황의 ‘갈 수 있다’ 답변에 대해 “영어로 표현하면 available”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실제 교황의 방북이 이뤄지기까지는 걸림돌이 만만치 않다는 관측이 많다. 지금까지 교황의 외국 방문은 예외 없이 해당국 천주교 교회의 초청 형식으로 이뤄졌다. 북한에는 신부가 없기 때문에 북한을 방문하기 위해서는 특별 방문 형식을 만들어야 한다. 지금까지의 관례를 깨는 형식까지 교황청이 고민하고 있는지는 미지수다. 교황이 한국을 방문한 뒤 한국 천주교 관계자들과 함께 방북하는 형식 등의 우회로도 거론되고 있지만, 다소 의미가 반감될 수 있다. 북한이 초청장 발송에 적극적으로 나올지도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이 있다.

한편 문 대통령은 2박 3일의 이탈리아·교황청 공식방문 일정을 마치고 벨기에로 옮겨갔다. 문 대통령은 19일 벨기에에서 아셈(아시아유럽회의) 정상회의에 참석하고,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양자 회담을 한다. 유럽 방문 기간 향후 대북제재 해제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는 문 대통령은 이들을 만나서도 비슷한 메시지를 전할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벨기에에 이어 19일 오후 덴마크로 건너가 올해 처음 열리는 ‘2030 글로벌 목표를 위한 연대’(P4G) 정상회의에 참석하고 유럽 순방 일정을 마무리한다.

로마·브뤼셀 = 김병채 기자 haass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