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상점앞 장사진 캐나다에서 기호용 마리화나가 합법화된 17일 오전 몬트리올의 한 상점 앞에 수백 명의 시민이 마리화나 판매가게가 문을 열기를 기다리며 장사진을 이루고 있다. AP 연합뉴스

마리화나 사탕·빵 등도 출시
美 등서 ‘마리화나 관광’ 늘듯
청소년 흡연 우려 목소리도

17일 오전 0시부로 캐나다에서 기호용 마리화나(대마초)가 전면 합법화되면서 이날 문을 연 소매점들이 인산인해를 이뤘다. 이웃 국가 미국의 인접한 주들은 캐나다의 정책 변화에 대해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는 상태다.

이날 AP통신에 따르면 전날 밤부터 캐나다 뉴펀들랜드주 세인트존스의 마리화나 소매점 캐노피 그로스 앞에는 수백 명의 사람이 마리화나 구입을 위해 장사진을 이뤘다.

문을 열자마자 마리화나 1g을 구입한 남성은 “이 마리화나는 피우지 않고 액자에 넣어 기념으로 보관할 것”이라며 “이제 금지의 시대는 끝났고 우리는 새 역사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날 이곳을 포함해 캐나다에선 최소 111개의 상점이 문을 열고 마리화나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합법화에도 불구하고 캐나다에서는 청소년들의 마리화나 흡연 등에 대한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캐나다 통계청은 국민의 15%가 최근 3개월 사이 마리화나를 흡연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집계했다. 마리화나 사탕, 껌, 빵 등도 상품으로 나오고 있다.

캐나다는 지난 2001년부터 의료용 마리화나를 합법화했지만, 기호용 판매는 오랜 진통을 겪어왔다. 결국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정부는 2년간 치열한 논쟁 끝에 국가 차원에서 마리화나 합법화를 결정했다.

다만 캐나다 최대의 인구 밀집지역인 온타리오주는 주 정부 반대로 소매판매가 허용되지 않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와 앨버타주 정부는 마리화나 유통과정 전반을 감독하기로 했다. 뉴펀들랜드주는 생산자가 소매점 공급과 우편 판매 등을 모두 할 수 있어 감시와 감독이 비교적 느슨하다.

마리화나 합법화에 맞춰 캐나다 정부는 과거 30g 미만의 마리화나를 소지하다 기소된 사람들에 대한 사면을 간소화하겠다고 발표했다. 지금까지는 5년이 지나야 사면 대상이 됐지만 이날부터 간단한 절차만으로 마리화나 소지 혐의를 개인 전과기록에서 지워주겠다는 것이다.

우루과이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정부 차원에서 기호용 마리화나 구입을 허용한 캐나다의 마리화나 시장은 향후 성장세가 가파를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주류·담배회사들은 실제로 캐나다의 마리화나 제조업체에 거액을 투자하기도 했다. 국경을 넘어 마리화나 관광을 떠나는 미국민들도 생길 전망이다. 미 세관국경보호국(CBP)은 연방정부 차원에서 마리화나 유통이 여전히 불법인 만큼 세관에서 적발할 경우 압수한다는 방침을 세워놓고 있다.

박준우 기자 jwrepublic@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