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삼성전자가 18일 미국 실리콘밸리 미주법인(DSA)사옥에서 개최한 ‘삼성 테크 데이 2018’에서 최주선 미주 지역총괄 부사장이 개회사를 하고있다. 삼성전자 제공

- 실리콘밸리 ‘삼성테크데이’서 차세대 반도체·신기술 발표

100단 낸드플래시 내년 양산
파운드리 7나노 공정 생산착수

고점 논란 등 비관론 정면돌파
4차산업혁명 새로운 수요 선점

삼성전자가 반도체 첨단 로드맵을 공개했다. 경기 고점(高點) 논란 등 반도체 산업을 둘러싼 비관론을 정면 돌파하기 위한 핵심 전략을 대외적으로 밝힌 것이다. 100단 이상 6세대 낸드플래시 등 세계 최초로 선보이는 신제품으로 초격차 기술 리더십을 확보, 4차 산업혁명에 맞춰 새로운 수요가 일어나는 시장을 선점한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18일 미국 실리콘밸리 미주법인(DSA)사옥에서 ‘삼성테크데이 2018’를 열고 차세대 반도체 제품과 신기술을 발표했다고 밝혔다.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개최된 이번 행사에는 최주선 삼성전자 미주 지역총괄 부사장과 장성진 메모리 D램 개발실 부사장 외에 글로벌 IT 기업 주요 인사, 개발자, 애널리스트 등 500여 명이 참석했다.

이날 공개된 차세대 반도체는 크게 세 가지다. 메모리 사업부는 최근 급증한 데이터센터, 클라우드서비스 등 4차 산업혁명 수요에 대비해 차세대 10나노(1nm=10억 분의 1m)급 서버용 D램을 선보였다. 세계 최초로 공개한 256GB 3DS RDIMM(서버용 D램 모듈)은 실리콘 3D적층 기술을 적용해 고속으로 동작할 수 있다. 기존 제품(128GB RDIMM)보다 용량은 2배로 늘리고 소비전력 효율은 30% 높였다. 또 세계 최초로 100단 이상 쌓은 6세대 V 낸드플래시를 내년 양산한다는 계획도 내놓았다. 앞서 삼성전자는 초고속·최단 응답·저전압 설계기술이 적용된 5세대 V낸드 플래시를 올해 업계 최초로 양산한 바 있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부는 극자외선(EUV) 노광 기술을 적용한 파운드리 7나노 공정(7LPP) 개발을 마치고 생산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7나노 공정은 현재 파운드리 1위 업체 TSMC와 삼성전자만 확보한 최신 공정이다. 나노 단위가 낮아질수록 첨단공법이다. 회로 간 폭이 좁아져 전자의 이동 거리가 짧아지면 속도는 빨라지며 소비전력은 줄어든다. 삼성전자는 현재 6나노 공정도 개발 중이다.

파운드리 후발주자인 삼성전자는 첨단 미세공정을 앞세워 시장 점유율도 빠르게 넓혀가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IC인사이츠에 따르면 삼성전자 올해 파운드리 매출은 100억 달러(약 11조2000억 원)를 돌파해 점유율 14%대로 TSMC에 이어 세계 2위에 오를 것으로 전망됐다. 배영창 삼성전자 파운드리 전략마케팅팀 부사장은 “EUV 적용 공정을 상용화해 반도체 제조 방식에서 근본적인 변화를 이끌 것”이라며 “7LPP는 모바일, 데이터센터, 전장(電裝), 5세대 이동통신, 인공지능 등 폭넓은 응용처에 최선의 선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권도경 기자 kw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