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산하의 지하철 1∼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의 ‘고용 세습’ 의혹에 거짓 해명 논란까지 더해지고 있다. 공사 측은 16일 ‘직원 가족·친척 재직 현황’에 대해 “전 직원 1만7084명 대상으로 한 조사의 응답자 1만7045명(99.8%) 중에 사내에 가족·친척이 있는 비율이 11.2%였다”며 “그중에 108명이 무기계약직의 정규직 전환에 포함됐다”고 밝혔다. 유민봉 자유한국당 의원의 국정감사 자료 ‘응답자가 전체 직원의 11.2%’와 달리, 응답률을 높여 정규직 전환 비율을 낮게 보이게 하려는 꼼수 의심을 샀다.

그러잖아도, 지난 3월 1일 무기계약직→정규직 전환 1285명 중 108명이 재직자의 자녀·형제·배우자 등인 것은 상식적이지 않다. 한 직원은 “이번에 무기계약직으로 들어오면 곧 정규직 된다며 재직자 가족의 입사를 노조가 독려하고 다녔다”고 증언했다. 시대착오적 고용 세습 혐의가 뚜렷한 셈이다. 노조 간부가 공사 측 교섭위원의 멱살을 잡고 목을 조르는 폭력까지 행사한 이후 정규직 전환의 노사 합의가 체결됐고, 서울시 당초 발표와 달리 식당·매점 직원과 이발사 등 일반 업무직까지 포함된 배경도 석연찮다.

고용 세습 의혹의 요지경이 오죽하면 공채 직원들이 탈락한 취업준비생들과 함께 행정소송을 제기했겠는가. 고용 세습은 뿌리 뽑아야 한다. 감사원 감사뿐만 아니라, 한국당이 제기한 국회 국정조사도 필요하다. 공사 측이 일반 업무직의 정규직 전환은 서울시가 지난해 8월 내려보낸 공문의 지침을 따랐다고 하는 만큼 서울시도 조사 대상임은 물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