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헌재 등 처분 잘못 판단
2011년 이후 2500건 웃돌아
警, 지난해 177만여건 내사

검찰의 불기소 결정이 상급·외부 기관에 의해 뒤집히는 경우가 매년 2500건 안팎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해에는 2800건 가까이 발생, 최근 10년 사이 가장 많았다. 불기소 결정은 수사종결권을 가진 검사가 수사 후 사건을 재판에 회부하지 않고 종결하는 것을 말한다.

17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금태섭(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법무부 등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고등검찰청, 고등법원, 헌법재판소가 검찰의 불기소 처분이 잘못됐다고 판단한 사건은 모두 2787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도의 2464건을 300건 이상 웃도는 기록이다. 2008년 2315건에서 2011년 1847건까지 줄었던 수치는 이후 다시 늘어나 최근에는 연간 2500건을 웃돌고 있다. 2014년에는 2779건, 2015년에는 2619건에 달했다.

고소인·고발인이 검사의 불기소 처분에 불복하는 방법은 크게 3가지다. 우선 관할 고검에 항고하는 방법이 있다. 고검은 항고 이유를 검토해 원 수사에 허점이 있다고 판단될 경우 재수사·공소제기 등 재기수사 명령을 내린다. 담당 고법에 재정신청을 낼 수도 있다. 고법에서는 판사가 직접 심리해 공소제기 결정을 하거나 신청을 기각한다. 헌재도 검사의 불기소 결정을 취소해달라는 헌법소원을 받는다.

특히 지난해의 경우 고검의 재기수사 명령은 2567건으로 전년도보다 250여 건 늘었다. 고법의 재정신청 인용도 186건으로 전년 99건의 약 2배가 됐다. 헌재의 불기소 취소 결정만 56건에서 34건으로 줄었다. 금 의원은 “검사의 불기소 처분은 단순한 검찰 내부 절차이지만 사건 관계자들의 이해관계와 직접 관련이 있다”며 “검사의 기소재량권 행사를 투명하게 하려면 불기소 처분 기록 공개 확대 등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금 의원이 경찰청 등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경찰은 지난해 177만여 건 등 한 해 100만 건이 넘는 내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이 지난해 내사를 벌인 단서는 신고가 102만여 건으로 가장 많았다. 신고 없이 첩보, 신문기사 등으로 내사에 착수한 경우도 74만여 건으로 전체의 42％나 됐다. 입건해 정식으로 수사하기 전 범죄 혐의가 있는지 알아보는 단계인 내사는 인권침해 논란이 끊이지 않아 정부가 관련 법규를 정비 중이다.

임정환 기자 yom724@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