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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특별조사단의 결과와는 확실히 다른 수사 결과를 내놓아야 할 것이다.”

검찰이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의 실무 책임자로 거론되는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을 소환한 15일 진보 성향 시민단체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이 내놓은 성명서 일부다.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을 조사한 대법원 특별조사단이 지난 5월 내놓은 ‘법원행정처의 권한 남용은 일부 있었지만 형사 책임을 물을 정도는 아니다’라는 취지의 조사결과를 뒤집으라는 얘기다.

지금까지 검찰이 수사 중인 이른바 ‘재판거래’ 의혹은 사실로 확인된 것이 없다. 물론 앞으로 수사와 재판에 따라 결과가 뒤집힐 가능성은 있다. 그러나 경실련의 이 같은 성명은 ‘답정너(답은 정해져 있고 너는 대답만 하면 돼)’ 식의 압박으로 읽힌다. 경실련은 9월 20일 유해용 전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에 대한 구속영장 심사가 열리자 영장전담 판사를 겨냥해 “구속영장을 기각한다면 국민의 큰 분노와 반발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는 성명을 내 구설에 오른 적도 있다. 법원도 이런 유의 외부 압박에서 자유롭지 않다. 같은 날 민청학련긴급조치사람들, 통합진보당대책위 등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유 전 수석재판연구관의 증거인멸을 방조한 혐의로 박범석(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를 고발했다”고 밝혔다. 판사의 판결이 이들의 마음에 안 들 수는 있으나 고발 이유가 되지는 않는다.

당연히 수사나 재판 결과에 미리 정해진 답 따위는 없다. ‘다른 결과’는 검사와 판사보다는 흔들 수 없는 증거들이 결정한다. 검사와 판사는 법에 따라 공정하게 수사하고 재판하면 그뿐이다. 최근 사법행정권 남용 사태와 관련해 검찰과 법원을 압박하는 시민단체들의 행동이 도를 넘었다는 비판은 그래서 나온다.

임정환 사회부 기자 yom7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