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韓·佛 정상 부부 국빈 만찬 문재인 대통령과 영부인 김정숙 여사가 15일 프랑스 파리의 대통령궁인 엘리제궁에서 열리는 국빈 만찬에 참석하기 위해 에마뉘엘 마크롱(앞줄 왼쪽 세 번째) 프랑스 대통령 내외와 함께 걸어가고 있다. EPA 연합뉴스

- 한국·프랑스 정상회담

文 “안보리 적극적 역할해야”
마크롱 “北과 수교계획 없어”

문재인 대통령이 유럽 순방 첫 방문국인 프랑스에서 북한의 비핵화 촉진을 위해 특정 시점에서 유엔의 대북제재 완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지난 9월 미국 뉴욕 방문에서는 언급하지 않았던 대북제재 완화 필요성을 줄곧 밝히면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인 프랑스 등에 향후 대북제재 해제 동참을 사실상 요청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 용어를 고수하면서 북한과의 외교관계 수립 계획도 없다고 밝히는 등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문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프랑스 대통령궁 엘리제궁에서 마크롱 대통령이 주최한 국빈 만찬에서 “결코 쉽지 않은 길이지만 유럽 통합을 이끈 프랑스의 성원과 지지가 함께한다면 한반도는 평화를 이루고 동북아시아의 통합과 번영에 기여하게 될 것”이라며 “지난 1년 한반도도 프랑스 같은 포용·화합 정신으로 기적을 일으키고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앞서 열린 마크롱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도 “적어도 북한의 비핵화가 되돌릴 수 없는 단계에 왔다는 판단이 선다면 유엔 제재의 완화를 통해 북한의 비핵화를 더욱 촉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마크롱 대통령은 북한과의 극적인 관계 개선에 나서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국빈만찬 만찬사에서 “안보리 결의안을 전적으로 준수하는 가운데 명확한 기저 위에 대화를 구축할 때 우리는 어떤 상황에서도 취약해지지 않고 원하는 대화를 할 수 있다”며 “북핵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 실현을 위해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서 모든 역할을 수행할 준비가 됐다”고 말했다. 또 유럽 주요 국가 중에서는 거의 유일하게 북한과 관계 정상화를 하지 않고 있는 프랑스가 조만간 북한과 수교할 계획도 없다고 덧붙였다.

파리 = 김병채 기자 haass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