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만트럭버스코리아가 지난 12일 경기 용인 에버랜드 스피드웨이에서 진행한 안전시스템 체험 행사에서 대형트럭이 모형차 앞에서 비상제동장치를 가동해 스스로 정차하고 있다. 만트럭버스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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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트럭’ 안전시스템 공개… 비상제동 보조장치 관심

‘졸음운전’ 방지하는 EBA
시속 15~80㎞로 달릴때 작동
경고음 울리고 사전 브레이크

2층버스 핸들 급격히 돌려도
자체 쏠림 없이 빠르게 주행
ESP 제동력으로 車전복 막아

잊을 만하면 일어나는 대형트럭과 버스의 ‘졸음운전’으로 인한 사고가 적지 않은 충격을 주고 있다. 이미 한국사회의 중요한 사회 문제 중 하나로 자리 잡았을 만큼 상황이 심각하다. 한국도로공사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박덕흠(자유한국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발생한 화물차 사고는 4379건으로 사망자 539명, 부상자 2042명에 달했다. 졸음운전 사고의 사망자(213명)가 전방 주시태만 사망자(186명)보다 많았다. 그래서 지난 12일 독일 상용차 업체 만그룹의 한국지사인 만트럭버스코리아가 경기 용인 에버랜드 스피드웨이에서 공개한 안전시스템 공개와 체험 행사는 의미가 적지 않았다.

◇비상제동 보조장치(EBA) = 이날 안전 사양 체험행사에서 가장 관심을 모은 것은 EBA였다. 이날 테스트는 수백 미터 전방에 모형차를 가져다 놓고 진행됐다. 대형 트럭에 동승해 시속 30㎞ 주행에 들어갔는데 일정거리에 다다르자 경고음이 울리기 시작했다. 그래도 운전자 반응이 없자 트럭 내부에는 브레이크 라인에 사전 압력생성에 들어가며 후방 브레이크 등이 점등되기 시작했다. 계속 반응이 없자 엔진토크가 자동으로 감소되며 경고 브레이크가 사전 작동되기 시작했다. 결국 모형차의 3~4m 앞에서 트럭은 ‘덜컹’하며 스스로 정지하는 데 성공했다. 트럭이 ‘졸음운전’ 등으로 차량을 발견하지 못한 상황을 가정한 것이었다. 이 시스템은 시속 15∼80㎞로 달릴 때 자동으로 작동하며, 앞차와의 간격이 급격하게 줄어들 때 시스템이 개입하게 된다. EBA는 운전자에게 임박한 충돌에 대해 경고를 주는 안전 시스템으로, 위급한 비상 상황이 발생하면 자동으로 브레이크를 작동시켜 심각한 후방 추돌 방지에 도움을 준다.

차량에 장착된 레이더는 동일한 레인에서 움직이는 물체와 정지된 물체의 거리, 위치 및 속도를 감지하고 카메라는 정지 물체의 형체를 식별한다. 후방 추돌을 방지하기 위해 경고 메시지를 비롯해 엔진토크 감소, 경고 브레이크 사전 작동 등 단계적인 시스템이 작동되는데, 이처럼 레이더와 카메라의 진보한 시스템을 통해 경보의 오작동을 현저히 감소시킴으로써 운전자에게 한층 더 향상된 안전을 제공한다.

자율주행 시대를 앞두고 비상제동 보조장치는 보편적 기술이 되고 있다. 현대·기아차가 2020년까지 전 차종에 비상제동 보조장치를 적용하겠다고 발표했다.

◇버스 차량 안전성 제어장치(ESP) = 이날 만트럭버스코리아의 2층버스로 슬라럼 테스트(장애물을 피해 가며 지그재그로 주행하는 테스트·왼쪽 사진)도 진행돼 눈길을 끌었다. 보통 승용차에서만 진행되는 테스트인 만큼 이채로운 풍경이었다. 시속 30㎞의 속도로 달리면서 브레이크를 밟지 않고 핸들을 좌우로 급격하게 돌렸지만 차체 쏠림 현상이 일어나지 않았다. ESP는 곡선 구간을 빠르게 주행하거나 차량 전복과 같은 위험한 상황에서 제동력 개입을 통해 차량을 안정되게 제어하는 장치다.

기술적으로 보면 조향각속도센서, 횡가속도센서 그리고 기울림각속도센서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자동으로 제동력을 개입시켜 안전한 운행을 보장하는 것이다. 오버스티어링(운전대를 돌린 각도보다 차가 더 많이 돌아 회전반경이 작아지는 현상) 상황에서는 전륜 외측 바퀴와 트레일러에, 언더스티어링 상황에서는 후륜 내측 바퀴에 제동력을 적용하는 원리다. 또한 차량이 전복되는 상황을 사전에 감지해 엔진 토크를 제어하고 모든 휠에 제동력을 가한다. 측면 가속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사전에 차단하고, 주행 안전성을 증가시켜 차량의 운송 효율성 증대에 기여한다.

용인 = 방승배 기자 bsb@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