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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소비 2분기 2.8% 증가 등
올들어 지속적 증가 추세 기록
소매·숙박·음식점 등 고용 급감
창업보다 폐업 점포가 더 많아

온라인 판매 전년비 3%P 늘고
車 등 내구재 위주로 소비늘어
자영업 경제 온기체감 힘들어
무인매장 증가도 고용저하 한몫

민간 소비가 수치상으로는 꾸준히 늘고 있지만, 도·소매업 등 일선 자영업 경기는 더욱 악화하는 괴리가 발생하고 있다. 현장 소비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온라인 판매와 자동차 등 자영업과 무관한 내구재 소비가 늘고, 최저임금 급등으로 무인 매장이 확대되면서 민간소비의 온기가 자영업과 관련 고용까지 전달되지 못하는 모습이다.

16일 정부에 따르면 민간 소비는 지난 1분기 전년 동기 대비 3.5%, 2분기에는 2.8% 성장하는 등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소비자심리지수(CSI)도 지난해부터 하향 추세로 꺾이긴 했지만 100 이상을 유지하며 아직은 긍정적인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소비 증가의 온기와 달리 실물시장에는 냉기가 돌고 있다. 우선 소비 대표 업종인 도·소매, 숙박·음식점 업체들은 고용이 줄어들었다. 올해 7월 이 분야 종사자는 602만 명으로, 지난해 7월(609만9000명)보다 7만9000명 줄었다. 폐업의 기세도 여전하다. 고용정보원에 따르면 지난 7월 도·소매업은 7455곳이 생기고 7351곳이 폐업했다. 숙박 음식점업은 7688곳이 새로 생겼으나 이보다 많은 7928곳이 문을 닫았다. 9월 기준 소비자동향조사 항목 중 향후경기전망 CSI에서는 자영업자의 경기 전망이 76으로 봉급 생활자(87)에 비해 11포인트나 더 낮았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최근 온라인 판매가 늘어난 것은 자영업 업종에 타격이 될 수 있다”며 “특히 민간 소비가 내구재 중심으로 늘어 서비스 등 비내구재 중심인 자영업은 체감이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소비의 증가가 일선 자영업 경기와는 무관한 분야 위주로 이뤄졌다는 얘기다.

실제로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7월 중 우리나라의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전체 소매 판매액 중 24.4%를 차지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21.4% 대비 3.0%포인트 늘어난 것이다. 액수로 보면 전체 소매판매액은 2조7000억 원가량 늘었는데, 이 중 1조7000억 원이 온라인 몫이었다. 소비가 늘어도 오프라인 매장으로 향하는 발길은 크게 늘지 않은 것이다. 또 지난 2분기 내구재 소비가 전년 동기 대비로 6.9% 늘어나는 동안 비내구재 소비는 3.4% 늘어나는 데 그쳤다.

무인 판매가 늘면서 소매업종의 고용창출 효과가 장기적으로 저하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무인 매장용 키오스크 시장 규모는 지난 2006년 600억 원 수준에서 지난해 2500억 원 규모로 연평균 13.9%의 높은 성장세를 보이는 것으로 추정됐다. 최저임금 인상 등이 이슈로 떠오르면서 소비의 최일선인 유통 분야 특히 소매 프랜차이즈 업체들을 중심으로 무인 판매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7월 기준 롯데리아는 전국 1400여 매장 중 800여 매장에 이미 무인 판매를 위한 키오스크(무인 정보 단말기)를 도입했으며, 맥도날드도 400여 매장 중 200여 곳에 이미 도입하는 등 점차 확대되고 있다. 이로 인해 키오스크 관련 업체 매출도 상승세다. 무인 판매 키오스크 제조업체 티제이시스템 장성남 사장은 “최근 구입 문의가 크게 늘고 있다”면서 “지난해엔 한 달에 20여 대 정도 팔았다면 지금은 30∼40대 팔린다. 매년 10%씩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최재규·황혜진 기자 jqnote9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