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주택기준 ‘현재’서 ‘이력’으로
6개월만에 바뀐 기준…곳곳 혼란

국토부 “의견감안후 개정안 확정”

‘정부 말 듣고 집 팔았더니 6개월 만에 다시 안 된다고요?’

정부가 ‘9·13 부동산 시장 안정 대책’에 따른 후속 조치를 잇달아 내놓고 있으나 유주택자와 무주택자를 양분해 집이 한 채라도 있을 경우 집중 규제하다 보니 실수요자까지 피해를 볼 수밖에 없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특히 제도가 자주 바뀌는 바람에 정부만 믿고 내 집 마련을 준비하다가 차질을 빚게 된 경우도 속출하고 있다.

16일 주택 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가 오는 11월 21일까지 입법예고 중인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 일부 개정안’이 대표적이다. 개정안에는 신혼 기간 중 주택을 소유·처분한 적이 있는 경우 특별공급 대상에서 제외한다는 규정이 담겼다.

신혼부부가 혼인 신고일 이후 주택을 소유한 적이 있는 경우 입주자 모집 공고일 현재 무주택이라도 신혼부부 특별공급에서 제외한다는 게 요지다. 개정안이 확정될 경우 이르면 11월부터 결혼 후 집을 샀다가 판 이력이 있는 신혼부부는 특별공급을 신청할 수가 없다.

문제는 국토부가 지난 5월부터 신혼부부의 내 집 마련 기회를 늘리겠다며 신혼 인정 기간을 5년에서 7년으로 확대해 놓고, 규제를 추가하려는 데 있다. 정부 정책에 따라 새롭게 신혼부부 특별공급 신청 자격을 얻게 된 6~7년 차 신혼부부 중에서는 기존 집을 팔고 신혼부부 특별공급 청약을 기다리는 이가 많은데 6개월 만에 제도가 바뀌어 ‘집은 팔았는데 특별공급 대상에서 제외된’ 상태가 된 것이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과 국토부 입법예고 게시판, 부동산 인터넷 카페 등에는 항의가 빗발치고 있다. ‘빌라를 사서 살다가 신혼부부 특별공급 받으려고 1억8700만 원에 팔았는데 내 집 마련 꿈을 박탈당했다’, ‘2억 원 빌라 구해 살다가 쌍둥이 태어나 청약만 바라보고 있었는데 신혼 기간은 7년으로 늘려놓고 집 소유 이력 있다고 무조건 배제라니 말도 안 된다’는 등의 철회 요구 글이 올라오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입법예고 기간인 만큼 여러 의견을 들어보고 법제처 심사도 거친 뒤 개정안을 확정하겠다”고 말했다.

박수진 기자 sujininva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