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여권 인사들의 ‘북한 체제 예찬’이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다. 북한이 보여준 몇 가지 ‘쇼’와 ‘쇼윈도’에 미혹된 수준도 넘어, 잔혹한 진실을 외면하면서 최악·최장의 독재 체제를 찬양한다면 혹세무민과 다름없을 것이다.

얼마 전까지 대통령 직속 북방경제협력위원회 위원장이었던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2일 미국 워싱턴의 주미대사관 국정감사에서 “(북한은) 핵무기를 개발한 뒤로 재래식 군비를 절감해 경제가 좋아지고 있다”면서 미국 학자의 말을 인용하는 형식으로 “재래식 군사력으로 한·미 연합군을 맞설 수 없으니 비대칭 전력을 개발할 수밖에 없었다”고 발언했다. 대사관 직원들 앞에서 북한 핵무기 개발을 두둔한 셈이다. 86운동권 주자의 한 사람이면서 4선 의원이기도 한 송 의원의 발언은 대사관 측에 상당한 무게로 다가갈 수밖에 없다. 그러나 미국 때문에 핵무기를 개발했다는 것은 북한 주장의 복창일 뿐이다. 혹 일말의 그런 측면이 있더라도 집권 세력이라면 대사관 측에 핵 폐기 노력을 따져 묻는 것이 상식이다. 송 의원은 “북한은 ‘가장 행복한 나라’를 만들겠다는 가족주의적 나라”라면서 “보수 세력이, 백성을 굶주리게 하면서 핵 개발을 했다고 하는데 여명거리 등을 가보면 홍콩·싱가포르와 구분이 안 될 지경”이라고도 했다.

지난달 평양 정상회담을 수행했던 박원순 서울시장은 북한 집단체조를 찬양하고 “첨단 산업을 (북한이) 삽시간에 선도할 가능성이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이 김여정 팬클럽 회장이라는 얘기도 했다. 이런 주장은 여권 곳곳에서 나온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북한의 지난해 성장률은 ‘-3.5%’였다. 국제 인도주의 단체는 최근 보고서에서 조사 대상 119개국 중 북한은 11번째로 기아 수준이 심각하다고 했다. 김정은이 세트장처럼 만든 장소를 보고 세계 최고 도시들과 동렬에 놓는 것은 무지의 소산이거나, 아니면 일부러 북한을 찬양하려는 의도로 비칠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