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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만에 증시서 순매도 전환
9월엔 채권 1조 이상 순유출

9월말 美 금리인상후 가속화
국내기업 실적행진 한계 관측
고용 추락…美·中분쟁 후폭풍
美재무부 환율 보고서도 변수

올해 외국인이 국내 주식시장에서 4조5000억 원 이상의 순매도를 기록 중인 것으로 집계됐다. 외국인이 국내 증시에서 연간으로 순매도를 보인 것은 3년 만이다. 또 지난 9월엔 올해 들어 처음으로 상장 채권에서 1조3320억 원의 외국인 자금이 순유출된 것으로 파악됐다. 최근 외국인들의 투자 움직임이 이례적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9월 중 외국인이 상장주식 5800억 원어치를 순매수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15일 밝혔다. 이로써 지난 7월 이후 3개월 연속 매수 우위 기조를 지켰다. 하지만 10월 들어 외국인은 정반대의 행보를 보이고 있다.

연간으로 봤을 때도 순매도 폭이 크다. 실제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9월 말 미국이 정책금리를 인상한 직후 외국인의 자금이 주식시장에서 빠른 속도로 빠져나가고 있다.

10월 중(10월 11일 기준) 순매도한 금액은 2조2611억 원이다. 올해 주식시장 전체로 봤을 땐 4조5116억 원을 순매도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2015년 3조9086억 원을 순매도한 뒤 2016년 12억3566억 원, 2017년 9조7098억 원을 각각 순매수한 바 있다.

10월 주식시장에서의 순매도 전환은 미국의 가파른 금리 인상 속도와 이에 따른 미 채권의 급등과 한·미 간 금리 격차 상승 등의 영향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연간 순매도 전환은 좀 더 다른 의미로 봐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반도체 등 일부 업종을 중심으로 한 국내 기업의 실적 고공행진이 한계에 다다른 것이 아니냐는 관측 속에 외국인들이 한국에 대한 투자 비중을 조정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최근 국내 고용 상황이 주요 선진·개도국들의 상황과 역행하는 등 추락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미·중 무역분쟁이 갈수록 격화하면서 한국의 수출도 불가피하게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금감원은 지난해 12월 이후 9개월 만에 외국인의 자금이 상장 채권에서 순유출한 것과 관련, “4조2000억 원의 채권 상환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이번 주 중 발표 예정인 미국 재무부의 환율 보고서도 지켜봐야 할 변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해야 한다고 거듭 압박해왔으나, 실제 지정 가능성은 작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하지만 만약 중국이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되면 국내 증시 등 금융시장에 큰 충격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김만용 기자 my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