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채이배 의원 법사위 국감

5년간 욕설·폭행 등 1만286건
처벌은 단순경고 등 204건뿐
출입국부서는 구제율 26%

인권위 “언론사에 보낸 서신
검열뒤 징벌조치는 인권침해”

교정시설 수용자들을 대상으로 한 교정 공무원(교도관)들의 욕설이나 폭행 등 인권침해가 심각하지만, 구제율은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수용자 대상 폭행이 발생한 경우에도 대부분은 솜방망이 처벌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법무부가 1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채이배(바른미래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5년간(2013∼2017년) 법무부가 처리한 인권침해 신고 1만286건 중 82.3%인 8462건이 교정시설을 담당하는 교정본부에 집중돼 있다. 여기에는 수감자를 대상으로 한 욕설이나 독직폭행 등이 포함된다. 독직폭행은 교정 공무원 등이 형사 피의자에게 폭행 또는 가혹 행위를 가하는 것을 말한다.

이 중 구제율은 2.4%인 204건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불법체류자나 난민 등을 담당하는 출입국 관련 부문 26.4%나 수사(검찰) 부문 14.8%보다 훨씬 낮은 수준이다. 담당자에 대한 처벌 역시 미약했다. 법무부가 같은 기간 독직폭행 혐의로 징계 처분한 교정 공무원 15명 중 4명은 단순 경고를 받았고 6명은 경징계에 그쳤다. 경징계는 감봉이나 견책, 중징계는 정직이나 해임 등이다. 더욱이 15건 중 9건이 소년원생 체벌이나 치료감호소의 피치료감호자 폭행으로 나타났다.

교정시설 밖에서 이뤄진 교정 공무원의 불법 행위에 대한 자체 처벌도 솜방망이에 그치는 경우가 많았다. 전국 교정 공무원의 범죄행위는 2017∼2018년 상반기 총 127건이었다. 음주운전, 폭행·상해, 절도는 물론 성범죄도 포함됐다. 그러나 수사 기관에서 범죄 발생 통보를 받고 법무부는 대부분 경징계(55.9%) 처리했다. 징계하지 않은 건도 26.8%에 달했으며 중징계를 내린 경우는 17.3%에 불과했다.

채 의원은 “수용자들의 본보기가 돼야 할 교도관들이 범죄를 저지르고 적발되더라도 솜방망이 처벌을 받았다”면서 “법무부가 교도관들의 비위행위를 바로잡고 내부 통제를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국가인권위원회도 교정시설의 인권침해를 지적했다. 인권위는 “구치소 내 다른 수용자가 교도관들이 가혹행위를 했다는 취지를 담은 서신의 수신처가 언론사라는 이유로, 인권위에 진정서를 제출했다는 이유로 수용자의 서신을 검열하고 징벌한 교정시설의 조치는 인권침해”라고 판단했다. 인권위는 교정시설의 이 같은 조치가 헌법이 보장하는 신체의 자유와 통신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봤다. 인권위는 해당 구치소장에게 수용자에 대한 징벌을 취소하고, 법무부 장관에게 재발 방지를 위해 이 사례를 일선 교정시설에 전파할 것을 각각 권고했다.

임정환·김리안·윤명진 기자 yom724@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