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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4개월만에 사령탑 복귀
‘침체 FC 서울’ 구원 중책
20일 제주戰부터 지휘봉
서울에서만 102승 ‘용장’

‘독수리’ 최용수(45·사진) 감독이 프로축구 FC 서울로 2년 4개월여 만에 복귀한다. 팀 창단 이후 최악의 부진에 빠진 서울은 ‘소방수’로 최 감독을 영입했다.

서울은 11일 오전 “최 감독을 신임 사령탑으로 선임했다”며 “최 감독과 계약 기간은 2021년까지이고, 오는 20일 제주 유나이티드와의 원정경기부터 지휘봉을 잡을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2011년 서울의 감독대행을 맡은 후 2012년 정식 사령탑으로 취임한 최 감독은 2016년 6월 중국 슈퍼리그 장쑤 쑤닝에 부임하며 서울과 작별했다. 2016시즌 중반 중국으로 떠난 최 감독은 슈퍼리그와 FA컵에서 모두 준우승을 차지했지만, 지난해엔 성적이 부진했고 6월 장쑤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최 감독은 올해 SBS 해설위원으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중계방송을 맡아 구수하고 재치있는 입담을 뽐냈다. 잠시 ‘외도’했던 최 감독은 다시 정든 친정으로 컴백한다.

서울은 1983년 창단 이후 최악의 상황으로 몰렸다. K리그1에서 최근 9경기 연속 무승(3무 6패)에 그쳤다. 서울은 이제 K리그2(2부) 강등을 걱정하는 처지다. 서울은 8승 11무 13패(승점 35)로 9위에 머물러 있다. 서울은 특히 지난 6일 전남 드래곤즈와의 원정경기에서 패하면서 사상 첫 ‘하위 스플릿’이 결정됐다. 승강 플레이오프를 치러야 하는 11위 전남(8승 8무 16패·승점 32)과의 승점 차는 3에 불과하다. 강등 ‘직행’인 최하위(12위) 인천 유나이티드(6승 12무 14패·승점 32)와 서울의 승점 차는 5다. 서울은 지난 4월 황선홍 감독이 사퇴한 뒤 이을용 감독대행이 팀을 맡았지만 반등을 연출하지 못했고, 총체적 난국을 타개하기 위해 서울의 전성기를 이끈 최 감독을 선택했다. 강명원 서울 단장은 “최 감독에게 먼저 연락했고 삼고초려로 모셔왔다”면서 “최 감독은 서울의 레전드로 팀에 대한 애정이 있다”고 말했다. 강 단장은 “연봉 등 계약 조건에 대해선 많은 이야기를 나누지 않았다”면서 “최 감독은 선수 시절에도 계약 조건에 대해 많은 걸 요구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최 감독은 서울에서 102승을 거뒀고 서울 사령탑으로 부임한 첫해(2012년) 우승을 이끌었다. 당시 서울은 단일 정규리그 최다 승점(96점) 및 최다승(29승)을 작성했다. 최 감독은 또 2015년 FA컵 우승, 2013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준우승을 이끌었고 2013년엔 AFC가 수여하는 ‘올해의 감독상’을 거머쥐었다. 최 감독은 2016년 5월 14일 성남 FC전에서 승리하면서 K리그 최연소, 최단기간, 최고 승률 100승을 달성했다. 최 감독은 1994년 서울의 전신인 LG 치타스에서 프로에 데뷔했고 신인왕으로 선정됐으며 2000년 우승 당시엔 최우수선수(MVP)로 뽑혔다. 그리고 최 감독은 2006년 서울에서 은퇴했다.

최 감독은 이을용 감독대행과 달리 정식 사령탑으로 취임한다. 2021년까지 3년 이상의 장기 계약은 서울을 다시 우승권으로 이끌어달라는 의미다. 강렬한 눈매, 정확하면서도 재빠른 슈팅으로 독수리라는 애칭을 얻은 최 감독은 강렬한 외모답게 카리스마가 뛰어나다. 선수단을 한 손에 쥐고 흔드는 스타일. 그리고 오랫동안 서울에 몸을 담았기에 서울 선수단의 장단점을 훤히 꿰고 있고, 구단 프런트와도 매끄러운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벼랑으로 몰린 서울이 최 감독 카드를 꺼낸 이유다.

허종호 기자 sportsher@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