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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女 만큼 男 목소리도 들어야”
‘캐버노 사태’의식 발언 분석

“소신” - “무개념 발언” 논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부인 멜라니아(사진) 여사가 ‘미투(Me Too)’ 운동과 관련해 “여성들을 지지하지만, 고발자들은 확실한 증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근 무고성 성폭행 폭로 주장에 대한 문제점이 제기되는 가운데 소신 발언이라는 평가도 있지만 무개념 발언이라는 비난이 나오고 있어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멜라니아 여사는 10일 ABC뉴스가 ‘굿모닝 아메리카’에서 공개한 단독 인터뷰 클립에서 “여성들의 이야기를 들어야 한다는 생각을 지지하지만 그만큼 남자들의 목소리도 들어야 한다”고 언급했다. 인터뷰는 지난 1∼6일 아프리카 4개국을 순방했던 멜라니아 여성의 케냐 방문 기간 중 이뤄졌다. 그는 “그저 누군가에게 ‘나는 성폭행을 당했다’ 혹은 ‘당신이 그랬다’고 말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멜라니아 여사는 “당신이 누군가에게 무언가에 대해 의혹을 제기한다면 증거를 보여줘라”고 거듭 강조했다.

멜라니아 여사의 발언은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지명한 브렛 캐버노 연방대법관 인준과정에서 나타난 크리스틴 포드 팰로앨토대 심리학과 교수의 성폭행 시도 주장과 연관된 것으로 보인다. 포드는 캐버노가 고교 시절 성폭행을 가하려 했다고 청문회에서 폭로했지만 미 연방수사국(FBI)은 ‘증거 없음’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멜라니아 여사의 발언은 힘이 있고 권력을 가진 남성으로, 성폭행을 당한 과거 사건의 폭로라는 미투 운동의 특성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미국 주간지 타임은 “멜라니아 여사의 발언이 남편의 감정을 반영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출마 당시에 최소 13명의 여성에게 성적으로 부적절한 행동을 했다는 공격을 받았고, 당시 멜라니아 여사는 “근거 없는 혐의 제기는 해롭고 불공정한 만큼 모든 폭행은 법원에서 다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멜라니아 여사는 영부인이 되고 가장 힘든 일로 “몇몇 단체가 정치적인 이유로 자신과 일을 함께하는 것을 기피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체 인터뷰는 오는 12일 오후 10시 ABC뉴스를 통해서 공개될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성관계를 맺었다는 포르노 배우 스토미 대니엘스, 무신론자로의 삶 등 민감한 부분에 대한 답변도 있어 내용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박준우 기자 jwrepublic@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