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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짬에서 나오는 바이브’라는 말이 있다. 그들이 가진 내공을 뜻하는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8번째 정규앨범 ‘어바웃 미’를 발표하는 바이브의 공력은 기대 이상이다. 2002년 데뷔 후 어느덧 16년 차 접어든 그들이 이 가을 전한 이 앨범은 바이브다운 음악과 바이브의 또 다른 음악을 기대하는 모든 이들을 만족시킬 만한 선물 같은 앨범이다.

바이브는 10일 서울 서초구 리버사이드호텔에서 ‘어바웃 미(About Me)’를 발표하는 쇼케이스를 열었다. 윤민수, 류재현 두 사람은 ‘미워도 다시한번’부터 ‘오래오래’ ‘술이야’ 등 그들의 히트곡 메들리를, 심지어 라이브로 들려주는 여유로 쇼케이스를 시작했다. 이날 취재 온 언론매체들을 대상으로 개사해 부른 노래는 보너스였다. 그야말로 짬에서 나오는 바이브가 아니었다면 불가능한 무대였다.

이번 앨범명 ‘어바웃 미’는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류재현은 “제목 그대로 나에 대한 이야기다. 막연하게 슬프고 진부한 사랑 이야기보다는 성숙미, 이별에 대한 감정을 담아 편지를 쓰는 농익은 느낌을 담고 싶었다”고 전했다.

이번 앨범을 준비하며 윤민수와 류재현, 두 사람의 고민도 많았다. ‘해야 되는 음악’과 ‘하고 싶은 음악’의 대립각이었다. 타이틀곡 ‘낫 어 러브’가 전자였다면 또 다른 타이틀곡 후보였던 ‘어바웃 미’는 후자였다. 게다가 선공개돼 음원 차트 1위를 기록한 ‘가을타나봐’ 역시 바이브의 색다른 맛을 느낄 수 있는 곡이었다.

바이브는 “하고 싶은 음악도 많지만 대중음악을 하는 입장에서 사명감을 가지고 대중들이 더 좋아하는 것이 맞다고 판단했다”며 “기본적인 바이브의 톤은 변하지 않으면서 역시나 ‘그대로 가는 게 맞지’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바이브는 정규앨범을 고집하는 몇 안 되는 가수다. 트렌드에 맞춰 노래 한 곡을 내놓는 것이 아니라, 스토리텔링을 통해 메시지를 전하고 대중과 소통하려는 바이브의 신념이자 욕심이다. 바이브의 노래를 듣기 위해 2년을 기다려야 하는 팬들을 애타게 만드는 대목이지만, 막상 그들의 신곡을 접한 팬들의 만족도가 높은 이유다.

바이브는 “정규앨범을 계속 내는 것은 팬들, 우리 두 멤버 서로에게 대한 약속이다. 많은 것을 구상하다보니까 시간이 늘어나곤 한다”며 “LP에서 테이프, CD에서 웹으로 과도기가 있는데 우리는 시대를 역행하는 것 같다. ‘아직 인사동에 남아 있는 마지막 집’이 되고 싶다. 또한 그런 레트로 감성이 요즘 세대에게는 오히려 경험하지 못한 새것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이번 앨범에는 특별한 곡이 하나 더 있다. 윤민수의 우상이자 R&B의 전설인 스티비 원더에게 바치는 헌정곡 ‘디어 스티비 원더’다. 이 곡은 바이브가 스티비 원더를 직접 만난 다음 날 쓴 곡이다. 윤민수는 “미국에서 작업을 할 때 생일 파티에 아시아 가수로는 유일하게 초대받았다. 만나서 앨범도 드리고 하모니카 피처링을 부탁드리려 했지만 스티비 원더의 개인 사정으로 5분 정도만 그 자리에 참석한 후 ‘슬픈 날이기 때문에 미안하다’라며 가셨다”며 “잠깐 인사를 했지만 아쉬움이 있어서 다음 날에 바로 작업을 했다. 나중에 기회가 되면 괜찮으시면 하모니카를 불러 주실 것이란 기대를 갖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2016년 11월 발매한 정규 7집 Part 2 ‘Repeat & Slur’ 이후 바이브가 약 2년 만에 발표하는 새 정규앨범 ‘어바웃 미(About Me)’는 오는 10일 오후 6시 각종 온라인 음원사이트를 통해 공개되며, 오프라인 음반은 그로부터 5일 후인 10월 15일 발매될 예정이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