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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美 북한인권委 토론회 참석한 ‘목발 탈북자’ 지성호 씨

“김정은, 北에선 살아있는 神…
종전선언 앞서 인권 거론돼야”

“종전선언에 앞서 북한 인권이 반드시 거론되어야 합니다.”

올해 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국정연설 특별 게스트로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던 탈북자 출신 북한 인권활동가 지성호(36·사진) 씨가 9일 미국 북한인권위원회가 워싱턴 DC에서 주최한 ‘탈북자들이 바라보는 남북 평화 프로세스’ 토론회에 참석해 이같이 주장했다. 이날 지 씨는 “종전선언과 한반도 평화가 중요하다는 것은 알고 있다. 그러나 종전선언에 앞서 북한 인권이 거론돼야 한다”며 “북한 인권 활동가로서 북한 인권문제가 북핵 협상, 종전선언 의제에 반드시 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가 북한 인권을 이야기하지 않으면 북한은 인권 문제를 다루지 않는다”라고 덧붙였다.

지 씨는 “북한 주민이 겪는 인권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평화는 바라지 않는다. 북한 인권은 평화만큼이나 중요하다”며 “남북 정상회담, 미·북 정상회담에서 북한 인권 문제가 거론되지 않는 것은 북한이 말하길 원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프란치스코 교황을 북한에 초청한 것에 대해서는 “김정은은 북한에서 살아있는 신”이라며 “교황이 신이라는 사람의 머리에 손을 올리고 기도하는 것은 이를 보는 북한 사람들에게 큰 의미를 줄 것”이라고 말했다.

꽃제비 출신인 지 씨는 목발을 짚고 북한을 탈출하는 데 성공해 일명 ‘목발 짚은 탈북자’로 잘 알려져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1월 의회 연설 중 직접 그를 소개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의 방북 전날인 지난 9월 17일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문 대통령이 평양 남북정상회담에서 북한 인권 탄압문제를 꼭 제기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당시 지 씨는 북한 인권운동가들과 함께 청와대, 국회의사당 앞에서 시위를 벌이고 “북한 주민의 인권은 평화의 장애물이 아니다. 한반도 평화의 전제조건이 돼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김현아 기자 kimhah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