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조기성(부산시장애인체육회)이 9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겔로라 붕 카르노 수영장에서 열린 2018 인도네시아장애인아시안게임 수영 남자 자유형 100m S4(1-4) 결선에 앞서 주먹을 가슴에 대며 선전을 다짐하고 있다. 연합뉴스

“부족한 점 보완땐 승산 있어”
1등한 日선수에게 힘찬 박수

2016 리우데자네이루패럴림픽 3관왕 조기성(23·부산시장애인체육회)이 2018 인도네시아장애인아시안게임 수영 남자 자유형 100m에서 값진 은메달을 획득했다.

조기성은 9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겔로라 붕 카르노 수영장에서 열린 100m S4(1-4) 결선에서 1분 25초 80으로 8명 중 2번째로 터치패드를 찍었다. 일본의 스즈키 다카유키가 1분 22초 81로 장애인아시안게임 신기록을 작성하고 우승했다. 스즈키의 장애등급은 이번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S5에서 S4로 조정됐다. 장애인스포츠에선 신체 장애에 따라 등급이 정해지며 숫자가 클수록 장애 정도가 덜하다. 뇌병변 장애로 하반신을 쓰지 못하는 조기성은 물속에서 바를 잡고 출발하지만, 하반신 절단 장애인 스즈키는 스타트대에서 출발했기에 레이스 시작부터 차이가 났다. 또 50m 턴 동작에서 조기성은 벽을 찰 수 없지만 스즈키는 다리로 벽을 찰 수 있다. 조기성은 50m까지 박빙의 승부를 펼쳤지만 턴 이후 뒤처졌다.

조기성은 그러나 시상대에서 스즈키에게 힘찬 박수를 보냈다. 조기성은 “스즈키가 나보다 더 절실했다고 생각한다”면서 “내가 할 수 있는 건 다했고 기록도 좋아 만족한다”고 말했다. 조기성은 “오늘 졌다고 2020 도쿄패럴림픽에서도 패하란 법은 없다”면서 “부족한 점을 잘 메운다면 충분히 해볼 만하다”고 덧붙였다.

선천성 뇌성마비인 조기성은 2008 베이징올림픽에서 박태환이 금메달(자유형 400m)을 획득하는 장면에 매료돼 수영에 입문했다. 조기성은 “원래 물을 무서워했는데 박태환 선수가 수영하는 것을 보고 멋있어서 수영장에 가게 됐다”며 “이번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박태환 선수가 보내준 응원 메시지를 보고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각오를 다졌다”고 밝혔다. 박태환은 “많이 힘들겠지만 열심히 해서 목표하고 희망하는 성적을 꼭 내길 바란다”며 “아시안게임을 마치고 나서 얼굴을 보고 축하해줄 수 있으면 좋겠다”는 응원 메시지를 조기성에게 보냈다.

조기성은 2015년 세계선수권대회 자유형 100, 200m에서 우승했으며 리우패럴림에선 사상 처음으로 50, 100, 200m 금메달을 싹쓸이하며 ‘패럴림픽의 박태환’이라는 애칭을 얻었다.

허종호 기자 sportsher@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