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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추정치 잇단 하락 예측
“반도체값 고점왔다” 경고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비롯한 반도체 관련 기업들의 4분기 실적이 줄어드는 것으로 예측됐다. 금융권에서도 ‘반도체 고점’ 논란이 가열되는 등 경고가 나오고 있지만, 한국 경제는 이렇다 할 대안을 찾지 못하는 상황이다.

1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실적 추정치가 기관 3곳 이상에서 발표된 상장사 중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업체들의 4분기 이익이 지난 3분기에 비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는 4분기 매출액이 지난 3분기 대비 2.9% 늘어날 것으로 분석됐지만, 전기 대비 영업이익은 1.2%, 순이익은 0.8%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다. 하반기 들어 기업 실적 추정치가 분기 초에 비해 분기 말로 갈수록 하향 조정되는 추세를 고려하면 이 같은 하락 폭은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또 SK하이닉스의 4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 순이익도 3분기에 비해 각각 0.9%, 4.2%, 6.2%씩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그 외에도 반도체 관련 장비 업체인 피에스케이는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64.5%, 66.2%씩 3분기 대비 급감할 것으로 예측됐다. 원익IPS도 매출액과 영업이익, 순이익이 8.3%, 20.8%, 6.6% 감소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한국 경제의 반도체 분야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 이처럼 관련 분야 실적이 떨어지는 것은 우려할 만한 상황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3분기 기준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매출액 추정치만 더해도 조사된 상장사 232곳 전체의 매출액 중 15.8%의 비중을 차지한다. 이처럼 반도체 분야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가운데 관련 분야 실적이 꺾이는 조짐이 드러나면 장세가 하향하고, 경기가 침체되는 상황을 역전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얘기다.

금융권 등 경제계에서는 반도체 분야의 미래에 대한 불안한 전망이 계속 나오고 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앞으로 2년간 반도체 공급이 급증해 공급과잉이 재개되고, 메모리 가격은 빠르게 하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근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반도체, 호황인가? 버블인가?’라는 보고서를 통해 “비정상적인 요인에 의해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급등했던 만큼 공급이 정상화되면 버블은 꺼질 수밖에 없으며, 최근 과도한 설비투자로 인해 버블 붕괴는 시간문제”라면서 이같이 경고했다. 보고서는 “많은 이가 반도체 호황을 주장하지만 실제로는 메모리반도체를 생산하는 일부 대기업의 실적이 좋을 뿐”이라며 “단지 엘피다, 도시바 등의 연이은 추락으로 생산이 부족했던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대표적인 반도체 기업들이 최고 실적 경신을 이어가는 것과 관련해 “두 기업을 제외하면 국내 반도체 제조업의 생산량과 가동률은 매우 부진한 상황”이라면서 “초호황기라던 2017년 국내 반도체 제조업에 속한 142개 기업 가운데 30.3%가 영업적자를 기록했고, 36.6%가 순손실을 기록했으며 36%는 매출이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최재규·김만용 기자 jqnote9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