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당개혁위 1000명 설문

2002년 처음 도입한 이후에
극심한 계파 갈등 등 여파로
2016년 단일 지도체제 선회

“당협위장 임기제 찬성” 82%
“당명 개정해야” 73%가 응답

자유한국당이 소속 국회의원, 원외 당협위원장, 6·13 지방선거 당선자와 낙선자 등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당대표와 최고위원을 한꺼번에 선출함으로써 당대표 권한을 축소하는 집단지도체제 복원을 지지하는 의견이 64.1%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명 개정과 당협위원장 임기제 도입에 대한 지지도 높게 나왔다.

한국당 정당개혁위원회(위원장 나경원)는 8일 오전 당 비상대책위원회에 이 같은 내용의 설문조사 결과를 보고했다.

총 14항의 질문 가운데 당대표와 최고위원을 분리해 선출하는 현행 ‘단일성 집단지도체제’를 ‘순수 집단지도체제’로 바꾸는 방안에 대한 찬성 의견이 64.1%로 나타났다. 순수 집단지도체제 하에서는 전당대회 1등이 당대표를 맡고 2위부터는 최고위원이 된다. 당의 주요사안을 결정할 때 최고위원회의를 통해 의결하며, 최고위원들이 당대표와 동등한 권한을 갖게 된다. 이는 당대표의 전횡을 막을 수 있고, 최대한 많은 사람이 의사결정에 참여한다는 점에서 민주적이라는 장점이 있다. 당 관계자는 “보수의 가장 큰 문제점은 ‘인재’가 없다는 것”이라며 “보수 진영의 많은 인재들의 목소리가 주목받을 수 있도록 순수 집단지도체제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당의 전신인 한나라당은 지난 2002년 처음 순수 집단지도체제를 도입했으나, 2016년 당대표가 지나치게 무력하고 최고위원회가 극심한 계파 갈등의 장으로 전락했다는 이유 등을 들어 단일성 집단지도체제로 바꿨다.

당대표 등 지도부 선출 시 당원 투표와 국민여론조사 반영 비율을 현행 7대3에서 5대5로 조정하는 방안도 72.2% 이상의 찬성표를 얻었다. 국민여론조사 비율이 올라가면 인지도와 대중성 높은 후보가 유리해진다.

이번 조사에서는 또 당협위원장 임기제를 도입하는 방안이 82.7% 이상의 높은 지지를 얻었다. 당 관계자는 “대표가 바뀔 때마다 당무 감사를 통해 인위적인 ‘물갈이’를 하고 자기 사람을 심는 폐단을 막아야 한다는 당내 여론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당명을 다시 바꾸는 것에 대해서는 73.1%가 찬성했다. 당명 개정 시기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63.1%는 ‘당 개혁과 함께 개명해야 한다’고 답했고, 10.0%는 ‘최대한 빠르게 개정해야 한다’고 답했다. 블록체인 민주주의와 정당 코인제를 도입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77.7%가 찬성했다.

김윤희 기자 wor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