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4방북단 ‘내년 서울’도 제의
한국당 반대… 개최시기 불투명

이해찬, 北 가서 “국보법 손질”
김병준 “상사에 보고하듯 하나”

남측이 오는 11월 평양에서 첫 국회 회담을 열고, 내년에는 서울에서 회담을 개최하는 방안을 북측에 제안한 것으로 8일 알려졌다. 하지만 북측 인사들이 지난 4∼6일 평양에서 열린 10·4 남북정상선언 기념식에 참석한 남측 인사들에게 국회 회담과 판문점선언 비준동의안 처리 연계를 주장한 데다, 자유한국당 등이 평양 회담에 부정적인 입장이어서 개최 시점이 늦춰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10·4 선언 기념식 참석차 방북한 취재진 등에 따르면 북측 관계자는 10·4 선언 행사 기간 중 남북 정치인모임에 참석한 뒤 “11월 평양에서 국회 회담을 열자는 의견을 (남측으로부터) 전달받았다. 1회는 평양에서, 다음 해에는 서울에서 하자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평양 현지에서 기자들과 만나 “북한은 올해 안에 행사를 하자는 입장”이라면서 “국회 회담인 만큼 여야가 함께해야 하는데 한국당이 평양에서 회담하면 참가하지 않겠다고 해 고민”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야당 반대뿐 아니라 판문점선언 비준동의 여부도 연내 회담 개최의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방북단에 포함된 이용주 민주평화당 의원은 7일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북한 당국자들과 사석에서 많은 이야기를 나눴는데, 판문점선언 비준동의안 처리와 같이 남조선 국회가 해줘야 할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데 국회 회담이 가능하겠냐는 이야기를 여러 차례 했다”고 말했다. 이해찬 대표의 ‘국가보안법 손질’ ‘장기집권’ 발언에 대한 논란도 가열되고 있다. 이 대표는 지난 5일 평양에서 기자들과 만나 “평화체제가 되려면 국가보안법 등을 어떻게 할지 논의해야 하고, 남북 간 기본법도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이 대표는 지난 5일 북측 인사들과 만난 자리에서 “우리가 정권을 뺏기면 (교류를) 못하기 때문에 제가 살아있는 한 절대 안 뺏기게 단단히 마음먹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병준 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이 대표가 북한을 방문해 ‘국가보안법을 폐지하겠다’ ‘정권을 빼앗기지 않겠다’ 등의 얘기를 상사에게 보고하듯 하느냐”면서 “북한이 대한민국 적화를 명시하고, 핵무장을 규정한 노동당 규약을 없애야 대한민국이 안심하고 평화다운 평화를 기대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따졌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평양공동취재단·김영주 기자 everywher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