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골프장에서 이번 주부터 3주 동안 세계적인 남녀 프로골프 선수들이 출전하는 ‘슈퍼매치’가 줄줄이 열려 그린을 달굽니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가 주관하는 이벤트 국가대항전 인터내셔널크라운과 KEB하나은행챔피언십 그리고 미국프로골프(PGA)투어 2018∼2019시즌 정규투어 CJ컵이 연달아 열립니다. 그야말로 국내 골프 팬들로선 달콤한 계절입니다. 하지만 한국에서 열리는 LPGA투어와 PGA투어는 여러 이유로 흥분과 기대를 반감시키고 있습니다.

미국에서만 두 차례 열린 뒤 첫 해외나들이로 한국을 택한 인터내셔널크라운은 8개국이 참가하고도 단조로운 경기방식 탓에 라이더컵이나 솔하임컵과는 달리 재미가 반감된다는 지적입니다. 참가국당 4명씩 나오지만 포볼(2명 중 좋은 스코어를 택하는 방식)로만 예선을 진행할 뿐 진정한 팀워크를 가늠하는 포섬(2명이 하나의 공을 번갈아 치는 방식)은 배제된 게 좋은 예입니다. 또 출전국 수도 적어 차라리 ‘대륙별 쿼터’나 남자 월드컵 골프처럼 참가국 수를 늘리는 것도 흥행에 도움이 될 것이란 의견도 있습니다.

LPGA투어는 특히 일정이 겹치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와 조율을 거치지 않는 등의 무례한 처사도 도마에 올랐습니다. 박인비의 양보로 출전권이 생겼으나 고진영과 최혜진이 같은 기간 열리는 하이트챔피언십 출전을 택하면서 전인지가 대타로 출전했습니다.

오는 11일부터 열리는 KEB하나은행챔피언십은 올해도 세계 여자골프의 정상급 60명과 국내 톱 랭커 12명 등이 출전합니다. 하지만 이 대회는 올해까지만 LPGA투어로 열립니다. 이렇게 되면 안시현에서부터 고진영까지 이어져 온 ‘신데렐라’의 탄생은 더는 보기 어려워졌습니다. 한국에서 또 다른 대회를 추진하던 LPGA 측이 10년 동반자 하나금융 측에 양해 한마디 구하지 않고 ‘일방통행’을 하면서 판이 깨진 겁니다. 뒤통수를 맞은 하나금융그룹은 내년부터 KLPGA는 물론, 아시아권역을 아우르는 새로운 대회를 만들겠다는 내부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오는 18일부터 제주 나인브릿지에서 열리는 CJ컵은 메이저대회에 버금가는 상금 950만 달러를 내걸며 지난해 저스틴 토머스가 명승부 끝에 우승했습니다. 하지만 상금 규모에 비해 상당수 톱 랭커가 여전히 한국행을 거부해 올해도 다소 맥빠진 분위기가 이어질 것 같습니다. 지난해 미사일 위협이 불안하다며 불참했던 더스틴 존슨은 올해도 출전하지 않습니다. 과거 중국 대회에 자주 모습을 드러냈던 타이거 우즈나 로리 매킬로이, 조던 스피스도 한국에선 볼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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