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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같은 꿈을 꾼다 / 해리슨 K 지음 / 스토링

영화의 멋진 스토리는 지친 인생을 독려하고 다시 일어서게 해 준다. 이런 믿음을 지닌 한 중년 남자의 영화 리뷰 32편을 담고 있는 책이다. 언론사에서 일하는 저자 해리슨 K는 “주말에 늘 극장을 찾는데 예술영화, 작가주의 영화를 눈여겨본다”고 자신을 소개한다. 그의 리뷰는 평론가들이 즐겨 쓰는 분석 틀을 빌리지 않고, 오롯이 자신의 시각에서 스토리와 영상이 주는 감동에 집중한다.

‘우리가 들려줄 이야기’ ‘파리로 가는 길’ ‘인터스텔라’ ‘택시 운전사’ ‘명량’ 등 다양한 장르의 영화들을 다뤘다. 대개 근년에 우리 극장에서 상영한 영화들이지만, ‘라쇼몽’(1950년 작)과 ‘굿 윌 헌팅’(1997년 작)처럼 오랜 시간이 흘러도 울림이 여전한 작품들도 새롭게 들여다봤다.

책 제목은 동명의 영화에서 빌렸다. 2017년 베를린영화제 황금곰상 수상작 ‘On Body and Soul’의 한국어 제목이다. 타인과의 소통에 어려움을 겪는 외로운 도시 남녀가 주인공이다. 도축회사에 근무하는 그들은 같은 꿈을 꾼다는 사실을 확인한 후 서로 교감하며 사랑을 나누게 된다. 그들의 몽환을 전하는 리뷰의 주조는 쓸쓸함이지만, 거기엔 세상과 소통하고 싶어 하는 소망이 배어 있다.

장재선 기자 jeije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