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공화주의” 내세워 토론회
오세훈 “사회적 유동성” 꺼내들어

자유한국당의 차기 당권주자들이 보수·우파 진영을 결집하기 위한 새로운 보수 담론을 제시하기 시작했다. 민족주의와 반공주의, 신자유주의 등 그동안 보수진영이 기대어왔던 가치를 뛰어넘을 보수 가치가 필요하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새 지도부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가 내년 초 예상되는 만큼, 남은 시간 동안 지지층을 결집할 수 있는 구심점으로 새 보수 담론을 제시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김무성 한국당 의원은 2일 국회에서 공화주의를 주제로 ‘열린토론 미래’ 토론회를 열고 “절대 권력은 절대 부패한다는 말이 있듯이, 제왕적 권력은 반드시 비극적 결말을 가져온다”고 강조했다. 이어 “문재인 정부의 독선 정치를 보면 다시 불행한 결말이 올 수 있다는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다”며 “문재인 정권의 독단과 독선, 포퓰리즘을 극복하기 위해선 공화주의를 새로운 시대 정신으로 삼고 추진해가야 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지난 8월에도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인데 민주주의만 부각되고 공화주의는 부각되지 않았다”며 “보수 우파 세력이 공화주의 가치를 지켜야 한다”고 했다. 공화주의는 법치를 통한 개인의 자유를 보장하면서 동시에 사적(私的) 이익 보다 공공(公共)의 이익을 우선하는 정치적 이데올로기를 말한다.

김 의원의 ‘공화주의’ 담론은 바른미래당에 잔류한 유승민 의원의 오랜 화두였다는 점에서 정계개편의 신호탄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정진석 의원은 이날 토론회에서 “우리 정치의 가치 좌표 재정립 압박을 받는 분들이 공통분모를 새삼 확인하는 것 아니겠느냐”라고 말했다 .

오세훈 전 서울시장도 새로운 보수 담론으로 ‘사회적 유동성’을 꺼내 들었다. 오 전 시장은 계층별 신분이동을 뜻하는 사회적 유동성을 증진하기 위해 지표를 개발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 오 전 시장 측은 “분배이론에서 벗어나, 경제성장과 사회통합을 함께 도모할 수 있는 새로운 담론을 모색 중”이라고 설명했다. 오 전 시장은 조만간 ‘사회적 유동성 증진지표’와 관련한 저서를 출간하고 강연을 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 다른 한국당 당권주자로 꼽히는 황교안 전 국무총리와 홍준표 전 대표도 보수의 가치 수호를 앞세우며 대여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김윤희 기자 wor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