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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강남미인’서 강미래役 맡았던 배우 임수향

예전엔 ‘성형’에 위축 됐는데
이젠 ‘선택한 사람의 몫’ 생각

남몰래 입은 상처도 많았지만
응원해주는 팬들 덕분에 극복

잘 봐주신 4050 분들께 감사
엄마는 매회 눈물 흘리며 봐

“오랜만에 가족과 함께한 추석, 제 드라마로 이야기꽃을 피웠죠.”

지난달 중순 종영한 JTBC 금토극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은 조용한 가운데 돌풍을 일으켰다. 심야시간대(오후 11시 방송)치곤 매우 높은 5.8%의 시청률을 기록했고, 주 시청자인 20∼30대 뿐만 아니라 40∼50대 중년층의 시선까지 끌어모았다. 스무 살 대학 신입생들의 고민과 사랑을 그렸는데도 흔한 로맨틱 멜로나 코미디에 그치지 않고, 성형미인이라는 논쟁적 소재를 감각적이면서도 지극히 현실적으로 다뤘다는 평가를 얻었다. 근래 보기 드문 풋풋한 로맨스로 중년 시청자들의 학창시절 향수를 자극한 것도 한몫했다.

여기엔 성형미인 강미래를 연기한 임수향(28·사진)의 역할이 컸다. 강미래는 외모 콤플렉스에 시달리다 성형수술을 통해 ‘원판’을 알아볼 수 없는 미인으로 거듭나는 캐릭터다. 처음엔 훨씬 예뻐진 얼굴과 주위의 찬사에 안심하지만 이내 성형수술 사실이 알려지고 뒤따르는 따가운 시선으로 인해 다시 좌절하게 된다. 성형이라는 거북한 소재를 혼자 짊어져야 하고, 또 내밀한 감정의 변화도 표현해야 해 여배우로서 선뜻 나서기 쉽지 않은 인물이었다.

“처음엔 저도 부담이었지만 나중엔 개의치 않았어요. 저는 원작만화의 팬이고, 강미래가 얼마나 예쁘고 사랑스러운 캐릭터인지 알고 있었기 때문에 역할을 맡는 게 어려운 결정이 아니었어요. 어쨌거나 40∼50대까지 좋아해 주셨다니 감사할 따름이죠.”

2011년 SBS 드라마 ‘신기생뎐’으로 깜짝 데뷔한 임수향은 활동 초기부터 큰 주목을 받았다. 김희선을 연상시키는 화려한 외모와 신인답지 않은 노련함으로 호평만큼이나 혹평도 많았다. 혹평은 주로 외모에 관한 것이었다. 악의적인 댓글을 볼 때마다 그도 남몰래 마음을 졸이며 큰 상처를 입었다.

“저도 사람인지라 저에 대해 누가 안 좋은 이야기를 쓰면 신경이 많이 쓰였죠. 그런 악플을 보면 우울해지고… 그러나 이번 드라마를 하면서 강미래를 통해 많이 배웠어요. 악플을 다는 사람보다 나를 사랑하고 응원해주는 사람이 더 많다고 생각하면 된다는 것을….”

성형수술에 대해 말하는 것에도 어느 정도 자유롭게 됐다. 과거엔 성형이란 말만 들어도 위축됐지만 이젠 그것도 “본인의 선택”이라고 당당히 외칠 수 있다. “참 조심스러운 부분이긴 한데요. 콤플렉스가 있어서 성형을 선택하고 그걸로 행복하다면 괜찮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성형이 꼭 성공하는 건 아니니까 신중해야겠죠. 어느 쪽이든 선택한 사람이 스스로 감당해야 하는 몫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일까. 임수향의 모친은 딸이 연기하는 드라마를 보면서 매회 눈물을 흘렸다. “특히 첫 회 때 강미래가 엄마한테 전화해 성형 고민을 털어놓는 장면이 있는데 그때 많이 우셨다고 해요. 아마도 강미래에게 너무 감정이입을 하셨던 것 같아요. 제 드라마를 잘 안 보시는 아버지도 이번엔 재미있다며 마지막 회는 안 보고 아껴두셨답니다.”

추석 연휴 직전인 지난달 21일엔 드라마 시청자와의 시청률 공약도 실천했다. 형편이 어려운 노인분들을 찾아가 송편을 대접하겠다는 약속을 실행에 옮기기 위해 서울의 한 단체를 통해 봉사활동에 참여했다. 상대역인 차은우를 비롯해 감독과 제작진이 동참했다.

명절 이후 임수향은 다양한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시청자와 다시 만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우선은 SBS 새 파일럿 프로그램 ‘아름다운 가을마을 미추리’ 출연을 검토 중이다.

“꿈요? 물론 연기 잘하는 배우죠. 연기자는 결국 그게 본질 아닐까요. 중앙대 연극영화과 09학번인데 아직 졸업하지 못한 것도 마음에 걸려요. 기회가 된다면 마무리해서 꼭 졸업장을 받고 싶어요. 그리고 쉬는 동안 영어 공부하고 피아노도 배우고 싶어요.”

김인구 기자 clar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