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달력으로 ‘7’ 세 번 겹친 날 출산 줄이어

이란에서 길일에 신생아를 낳기 위한 제왕절개 수술이 크게 유행해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이란 정부는 불필요한 제왕절개 수술은 산모와 아기 모두에게 위험하다고 경고하고 있지만 희망하는 날짜에 아기를 낳으려는 부부가 끊이지 않고 있다.

1일 아사히(朝日)신문은 이란 현지 언론을 인용해 지난 9월 29일 이란 전국의 사립병원에서 제왕절개 수술을 통한 신생아 출산이 줄을 이었다고 보도했다. 이날은 이란 달력으로 1397년 7월 7일로 이란에서도 행운의 수로 통하는 7이 세 차례나 겹친 ‘매우 길한 날’이었다. 이 때문에 이날 출산을 위해 제왕절개 수술을 희망하는 부부들이 전국 병원에 몰렸고 하루 뒤인 9월 30일에는 병원마다 제왕절개 수술로 출산한 산모와 아기들이 줄지어 퇴원하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테헤란 북서부의 한 산부인과는 평소 하루 10여 명이 출산하지만 이날은 40명이 출산하기도 했다.

이란에서 길일에 신생아를 낳으려는 풍습은 2~3년 전부터 유행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생일 선택이 유행하게 된 계기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지만 휴대전화 보급이 확산하면서 인기번호가 고가에 거래되기 시작한 데서 비롯됐다는 의견도 있다. 생일 선택이 몰리는 길일로는 이란 달력으로 3월 21일도 꼽혔다.

2016년 기준 이란 전체 출산의 약 40%가 제왕절개 수술을 통한 분만이었으며 예정보다 몇 주 앞서 제왕절개를 하는 사례도 있어 이란 정부는 불필요한 수술 중단을 호소하고 있다. 이란 정부는 공립병원의 경우 의사가 불필요하다고 판단하면 제왕절개 수술을 원칙적으로 금했지만 사립병원에는 규정이 적용되지 않아 길일에 아기를 낳으려는 부부가 끊이지 않고 있다.

김남석 기자 namdo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