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빌 모노 캐나다 재무장관이 미국-캐나다 자유무역협정이 타결된 30일 오타와의 긴급 각료 회의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AP 연합뉴스

30일 마감시한前 극적 합의
멕시코 포함 현행체제 유지
美, 加 낙농시장 진출 확대
加, 대미 車수출상한제 동의

미국과 캐나다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개정 마감시한 종료 직전 극적으로 재협상을 타결해 NAFTA가 현행 체제대로 미국·캐나다·멕시코 간 3자 무역협정의 틀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미국이 한국과 멕시코에 이어 최대 수출국인 캐나다와 무역협정을 타결함에 따라 트럼프 행정부는 9월 3차로 2000억 달러(약 222조3000억 원) 규모 제품에 추가 관세를 발효한 중국과의 무역전쟁에 전력을 집중할 전망이다.

30일 워싱턴포스트(WP)는 미국과 캐나다 간 무역협상 문제에 정통한 두 명의 소식통을 이용해 캐나다가 미국과 멕시코가 합의한 NAFTA 협정에 참여하는 데 동의했다고 보도했다. 캐나다 CTV 역시 미국과 캐나다가 NAFTA 개정안에 합의했으며 이날 밤 양국이 관련 내용을 담은 공동성명을 발표한다고 전했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미국이 재협상 마감시한으로 정한 이날 자정을 두 시간 남겨놓고 각료회의를 소집했으며 공동성명은 각료회의 종료 후 공개될 예정이다. 이번에 합의된 NAFTA 개정안은 앞으로 60일 내에 트럼프 대통령과 트뤼도 총리, 엔리케 페냐 니에토 멕시코 대통령이 서명하고 2019년 의회 비준을 받아 공식 발효될 것으로 예상됐다.

보도에 따르면 양국 간 합의안에는 캐나다 낙농시장에 대한 미국 농업계의 진출을 확대하는 내용과 함께 캐나다가 미국으로의 자동차 수출 상한제에 사실상 동의하는 취지의 부가협약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양국은 낙농제품에 대한 캐나다의 높은 관세와 NAFTA의 분쟁 해결 기구 폐지 여부 등을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해 협상에 줄곧 난항을 겪어 왔다. 이에 따라 앞서 지난 8월 멕시코와 NAFTA 재협상을 타결한 트럼프 행정부는 니에토 대통령의 임기를 감안해 이날까지 캐나다가 동참하지 않으면 멕시코와의 양자 무역협정 형태로라도 NAFTA 개정을 강행하겠다며 압박 수위를 높여 왔다. 하지만 여당인 공화당을 비롯한 미국 의회와 경제계는 지난해 기준 2827억 달러로 미국 수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캐나다가 제외된 NAFTA 재협상 타결을 강하게 반대해 왔다. 미국의 대캐나다 무역적자 역시 대멕시코 무역적자(711억 달러)보다 훨씬 적은 173억 달러에 불과하다.

이번 NAFTA 재협상 타결로 트럼프 행정부는 갈수록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중국과의 무역전쟁에 집중할 전망이다. 한국과 캐나다, 멕시코 등과 무역협정을 타결했고 일본 역시 양자 무역협정 협상을 수용해 타결이 어렵지 않을 전망이기 때문이다. 자동차 관세 부과 등으로 갈등을 겪은 유럽연합(EU)과의 협상도 지난 7월 무역장벽을 상호 완화하고 EU가 미국산 에너지, 대두 수입 확대 등으로 나서기로 해 봉합된 상태다.

김남석 기자 namdo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