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거리서 女性 뒷모습 몰카찍은 유명학원 강사 입건

특정 신체부위 아니어도 처벌
警, 性的 수치심 유발 檢송치

길거리에서 지나가는 여성의 신체를 휴대전화 카메라로 몰래 촬영한 유명 입시학원 강사가 경찰에 붙잡혔다. 나체나 특정 신체 부위를 노골적으로 촬영하는 경우가 아니더라도 성적 목적으로 타인의 뒷모습 등을 촬영할 경우 처벌될 수 있다.

서울 마포경찰서는 여성 다수의 신체를 의사에 반해 촬영한 혐의(카메라 등 이용 촬영)로 40대 남성 A 씨를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넘겼다고 27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휴대전화 카메라를 이용해 불특정 다수 여성의 전신과 치마 차림 하반신 등을 몰래 촬영한 혐의를 받고 있다. A 씨는 지난 7월 5일 오전 마포구의 한 대학가 주변 길거리에서 여성의 뒷모습을 몰래 촬영하던 중 목격자의 신고로 출동한 경찰에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취재 결과 A 씨는 마포의 한 유명 입시학원에서 영어 과목을 강의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A 씨처럼 여성 뒷모습 등을 촬영하더라도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을 위반할 수 있다. 성폭력처벌법 제14조 1항은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다른 사람의 신체’를 그 의사에 반해 촬영한 사람을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대법원은 지난 2008년 촬영한 부위가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타인의 신체’에 해당하는지에 대해 △피해자와 같은 성별, 연령대의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들의 입장에서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신체에 해당하는지 여부 △피해자의 옷차림 △노출의 정도 △촬영자의 의도와 촬영에 이르게 된 경위 △촬영 장소와 촬영 각도 및 촬영 거리 △촬영된 원판의 이미지 △특정 신체 부위의 부각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기준을 제시했다.

김영미 한국여성변호사회 공보이사는 “나체나 성관계 사진뿐만 아니라 특정 부위를 부각하거나 노출이 있는 차림을 한 전신사진도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신체에 해당할 수 있다”며 “학원 강사가 관련 범죄를 저질러 처벌받으면 취업 제한도 적용된다”고 말했다.

조재연 기자 jaeyeon@munhwa.com

문화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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