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 확산에 처벌 수위를 최고 15년 징역형으로 늘려

호주 정부가 딸기 등 과일에 바늘을 넣은 이른바 ‘바늘 딸기’ 공포가 확산하자 범인 검거 시 테러자금지원죄와 같은 형량을 적용해 처벌하기로 하는 등 강력 대응 방침을 밝히고 나섰다.

20일 BBC방송 등에 따르면 스콧 모리슨 호주 신임 총리는 19일 캔버라 연방의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법 개정을 통해 이번 바늘 딸기 사건 범인에 대해 최고 15년의 징역형에 처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모리슨 총리는 바늘 딸기 사건 범인에게 형량이 가벼운 기존 음식오염죄 대신 아동포르노그래피 처벌죄나 테러자금지원죄와 동등한 죄를 적용할 방침이라며 의회에 관련 법안을 조속히 처리해 달라고 당부했다. 야당 역시 정부 법안을 지지하고 있어 호주 연방의회는 이번 주 바늘 딸기 사건을 테러사건에 준하는 수준으로 대응하는 내용의 법안을 통과시킬 예정이다.

앞서 퀸즐랜드주를 비롯한 호주 4개 주에서는 상점에서 판매되는 딸기 등 과일에서 바늘이 발견되는 사건이 잇따라 발생해 소비자들이 공포에 떨고 있다. 모리슨 총리는 “바늘 딸기 사건 범인들은 평범한 호주인들의 일상을 위험에 빠트리고 있다”며 “특히 어린이들을 위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바늘 딸기 사건이 발생한 4개 주는 범인 검거 시 10만 호주달러(8137만 원 상당)의 현상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이런 가운데 호주 경찰은 바늘 딸기 사건의 모방 범죄를 저지른 소년 1명을 처음으로 검거했다. 그는 딸기에 바늘을 몰래 집어넣은 혐의를 받고 있다. 스튜어드 스미스 뉴사우스웨일스주경찰 부청장은 “검거된 소년은 단순 모방범으로 보이며 청소년범죄 처리 규정에 따라 처벌될 것”이라며 “현재 관련 범죄 100건에 대해 유통경로를 중심으로 정밀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남석 기자 namdo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