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억 원대 횡령과 배임, 세금포탈 등의 혐의를 받는 조양호(69) 한진그룹 회장이 또다시 검찰에 소환됐다.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부장 김영일)는 20일 조 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이날 오전 9시 30분 굳은 표정으로 검찰에 출석한 조 회장은 ‘혐의를 인정하느냐’ ‘회장직에서 물러날 의향이 있느냐’는 등의 취재진 질문에 “성실히 조사받겠다”고 짧게 답했다. 조 회장은 올해만 4차례 수사기관과 법원 포토라인에 섰다. 조 회장은 지난 6월 28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등의 혐의로 남부지검에 소환됐으며, 7월 5일엔 서울남부지법에서 구속영장심사에 출석했다.

지난 12일엔 자택경비를 맡은 용역업체에 지급할 비용을 그룹 계열사가 대신 내도록 해 회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로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에서 조사를 받았다. 조 회장 일가 전체로 따지면 총 14번이다.

검찰의 이번 조 회장 소환 조사와 관련, 재계에선 조 회장 일가와 한진그룹에 대한 집중 조사가 ‘도를 넘은 수위’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 4월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의 ‘물컵 갑질’ 논란 이후 검찰을 포함, 총 11개 정부기관이 약 6개월에 걸쳐 조 회장 일가와 한진그룹에 대해 전방위 조사를 강도 높게 진행하는 것은 거의 찾아보기 힘든 사례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장기간 고강도 조사가 이뤄지고 있지만 조 회장 일가의 혐의는 명확히 규명되지 않고 있다.

이희권·유회경 기자 leeheke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