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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준 “만장일치로 통과돼”
“당규 취지 어긋난다”우려속
연휴뒤 권력투쟁 본격화 전망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회가 20일 오전 전국 231개 선거구 당협위원장 일괄 사퇴안을 의결했다. 현역의원을 포함한 전국 당협위원장들을 일괄 사퇴시킨 후 새로 임명하겠다는 것이어서, 추석 연휴 이후 당내 권력 투쟁이 본격화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김병준(사진)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오전 열린 비대위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일괄사퇴안이) 만장일치로 의결됐다”고 밝혔다. 한국당 당협위원회는 총 253개지만, 이 중 사고 당협 22개를 제외했다. 당협위원장들은 10월 1일자로 일괄 사퇴한다. 김 위원장은 “반대하거나 미온적인 분들이 없을 수 없다”면서도 “아마 모든 분이 당이 비상상태에 있다는 점을 인정할 것이고, 선당후사 정신에서 이해해 주시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비대위는 추석 연휴가 끝난 후 조직강화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지역별로 당협위원장 재공모에 나설 계획이다. 당 핵심 관계자는 “당이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 성장을 강하게 비판하는 등 대여투쟁을 강화하는데도 지지율이 반등하지 않고 있는 것은 국민 눈에 여전히 내부 혁신이 부족하다고 보이기 때문”이라며 “고통스럽겠지만 당이 인적혁신을 감내해야 한다”고 했다. 추석 전후로 계획했던 60일간의 당무감사는 실시하지 않기로 했다.

현 지도부가 인적청산 의지를 드러냄에 따라 일부 현역의원 및 시·도당위원장을 중심으로 집단 반발이 터져 나올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한 중진의원은 “김 위원장이 이런 문제를 놓고 중진들에게 의견을 물어본 적이 없다”며 “생뚱맞은 인적청산 방안이 집단 반발을 불러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일괄 사퇴안 의결이 기존 당규의 취지와 어긋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당규에 따라 최고위원회의나 비대위가 시·도당위원회의 의견 청취 후 당협위원장 사퇴를 의결할 수 있지만, 이는 비위 문제 등에 휩싸인 당협위원장을 경질할 때나 적용하는 조항이라는 것이다. 박덕흠 비대위원은 일괄사퇴 안에 끝내 찬성했지만 “우리가 좀 더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당위원장인 이은재 의원도 “지금은 대여투쟁에 더 집중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김윤희 기자 wor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