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에 사는 A 씨는 지난해 9월 한 백화점 매장에서 상품권을 사용하려고 했으나 사용을 거부당했다. 뒷면에는 별도의 유효기간 없이 사용할 수 있다고 돼 있었지만, 매장 측은 발행일로부터 5년 이내 상품권만 사용할 수 있다면서 거부했다.

이처럼 명절 선물로 상품권이 많이 사용되지만, 이와 관련한 소비자들의 피해도 작지 않아 주의가 요구된다.

20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추석 명절 기간을 포함한 9·10월 ‘1372 소비자 상담센터’에 접수된 상품권 관련 상담 건수는 지난 2015년 294건에서 2016년 307건, 2017년 512건으로 증가했다. 소비자가 피해 구제를 신청한 이유로는 유효기간 경과로 이행을 거부한 경우가 가장 많아 전체 376건 중 161건(42.8%)에 달했다.

상품권 판매 사업자가 인터넷에서 ‘대폭 할인’ 등의 광고로 소비자를 유인해 묶음 구매나 현금 결제를 유도한 뒤, 상품권을 배송하지 않는 등 상품권 미인도 사례도 전체의 11.7%를 차지했다.

상품권을 사용할 수 있는 매장이 폐업하는 경우도 있다. 서울 마포구 공덕동에 사는 B 씨는 지난해 9월 소셜커머스의 판매업체를 통해 경기 부천에 있는 한 매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상품권(13장)을 48만4900원에 구입했다. 그러나 구매한 지 한 달도 되지 않은 10월 초, 이 매장은 문을 닫아 상품권을 사용할 수 없게 됐다. B 씨는 판매업자에게 환급을 요청했으나, 판매업체는 상품권 제공 계약을 이행한 점과 상품권 제공 후 일정 기간 해당 매장이 영업했던 점, 매장의 폐업을 예상할 수 없었다는 점을 들며 환급을 거부했다. 이 외에도 상품권을 사용하고 남은 금액을 환급해 달라는 요구를 거부당해 소비자가 불만을 밝힌 사례도 적지 않다.

소비자원은 상품권 구입 및 사용과 관련, △구입 시 발행일과 유효기간을 확인해 유효기간 내 사용하고 △유효기간이 지난 상품권이라도 발행일로부터 5년이 지나지 않으면 일정 비율(90%)을 환급받을 수 있어 환급을 요구할 것 △추석과 설날 등 상품권 수요가 많은 기간에 가격 대폭 할인을 내세워 현금결제 조건으로 대량 구매를 유인하는 경우 사기일 가능성이 크다는 점 △이벤트 및 프로모션 목적으로 무상제공된 모바일상품권은 유효기간이 짧으니 유의할 것 등을 당부했다.

박세영 기자 go@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