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아동수당은 만6세 미만(0∼71개월) 아동의 건강한 성장 환경을 조성하고 기본적 권리와 복지 증진에 기여하기 위해 도입됐다. 21일에는 금융조사 등이 완료된 192만3000명이 월 10만 원씩 받게 된다. 아동수당 홈페이지 캡처사진

- 아동수당 내일 첫 지급… 192만명에 月 10만원 혜택

막대한 육아비엔 모자라지만
국가, 아동에 직접투자 ‘의미’

시행 땐 아동빈곤율 0.2%P↓
지니계수도 0.0024P 떨어져

국내거주 재외국민 신청 가능
난민 인정 아동들도 수혜대상

“조금이나마 가계 숨통 트여
아이 웃을수 있는 일에 쓸것”

#인천에서 어린 아들 두 명을 키우는 A 씨는 이번 추석 전에 받는 아동수당으로 자녀에게 책을 선물할 예정이다. A 씨는 20일 “아동수당은 두 아들에게 새로운 책을 매달 선물할 수 있는 금액”이라며 “아이들과 함께 책을 읽는 모습을 떠올리면 벌써부터 행복해진다”고 말했다.

#아들 셋 아빠라는 B 씨는 “첫째는 나이 때문에 아동수당 대상이 안 됐지만, 둘째와 셋째는 받을 수 있게 돼 너무나 기뻤다”며 “아동수당인 만큼 우리 아들들이 조금 더 즐거워할 수 있는 일에 쓰려고 한다”고 말했다. B 씨는 “흔히 자기 먹을 건 가지고 태어난다지만, 아이들이 점점 커가면서 하고 싶은 것도 많아지고, 그걸 해주고 싶은 게 부모 마음인데, 조금이나마 숨통이 트이는 듯하다”고 말했다.

아동수당이 21일 처음으로 지급된다. 올해 9월 처음 시행되는 아동수당 대상은 192만 명이다. 경제적 수준이 90% 이하인 만 0~5세 아동에게 월 10만 원을 지급하는 제도다. 매달 25일이 지급일인데, 추석 연휴와 주말 등으로 인해 21일로 당겨서 지급된다. 수급자들의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막대한 육아 비용에 비하면 그리 많은 비용은 아니지만, 국가에서 아동에게 직접 투자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는 반응이 많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아동수당은 양육에 따른 경제적 부담을 경감하고 건강한 성장 환경을 조성함으로써 아동의 기본적 권리와 복지를 증진하는 게 목적”이라며 “우리의 미래인 아이들을 위한 가치 있는 투자”라고 의미를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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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수당, 비용대비 효과 우수 =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통계청의 2016년 가계동향조사 원자료에 기초해 기대효과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보호자 소득수준과 상관없이 0~5세 모든 아동에게 월 10만 원을 지급할 경우, 아동빈곤율은 7.4%에서 7.2%로 0.2%포인트 하락했다. 가처분소득의 지니계수는 0.2794에서 0.2770으로 0.0024포인트 하락했다.

아동수당의 비용대비 효과도 우수했다. 2016년 기준 현금급여 1조 원당 아동빈곤은 0.2%, 소득불평등은 0.16%의 완화 효과를 나타내는 데 반해 아동수당의 경우 1조 원당 시장소득 기준 아동빈곤과 소득불평등 완화효과는 각각 1.25%와 0.23%로 측정됐다. 현존하는 다른 급여 제도들보다 효율적이라는 평가다.

실제 0~5세 아이를 둔 가정의 수급 기대 수치는 크다. 혼자서 아이를 키운다는 C 씨는 “생산직 교대업무를 했을 땐 월급을 많이 받았지만, 아이를 키우기 위해 그만두고 사무직으로 변경했다. 정부 혜택이 너무도 필요한 시점에 이런 혜택이 나와서 너무 기대된다”고 말했다. 올해 첫 출산을 했다는 D 씨는 “외벌이 중이라 아이를 키운다는 게 말만으로 되는 게 아닌 현실이며 정말 많은 수고와 희생이 필요한 일이라는 걸 새삼 깨닫고 있다”며 “정신적으로도 힘든 정도보다 경제적인 걱정이 더 크게 다가왔는데, 조금이나마 아동수당이 나온다고 하니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C 씨는 “국민이 낸 세금이 눈먼 돈으로 날아가는 게 한두 푼이 아닌데 관리감독을 잘해서 아동복지에 많이 사용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이는 부유층이 몰려있는 서울 강남구도 예외는 아니다. 강남구에서 신청했다가 탈락한 사례가 2000가구를 넘고, 이들 대부분이 수급 탈락에 대해 항의한 데서 아동수당에 대한 기대감을 엿볼 수 있다. 정선미 강남구청 아동수당 통합조사팀 주무관은 “성실하게 근무하고 내는 세금도 많은데 아동수당을 받지 못하는 게 많이 억울하다는 의견이 많다”며 “반대로 신청 탈락대상이었는데, 소득 변동으로 다시 수급대상으로 되는 경우에는 크게 좋아하는 분들도 많다”고 설명했다.

◇지급기준은 소득인정액 = 아동수당은 아동이 대한민국 국적을 보유하고, 주민등록번호가 정상적으로 부여돼 있으면 받을 수 있다. 난민법상 난민 인정 아동도 포함된다. 국내 거주 중인 재외국민과 복수국적자도 신청이 가능하다. 만 0~5세(0~71개월) 아동이 대상으로 만 6세 생일이 도래하는 달의 전 달까지 신청할 수 있다. 이달 지급되는 첫 수당은 2012년 10월 출생아까지 받게 된다. 10월분 수당은 2012년 11월 출생아까지 받게 되는 식이다.

아동수당은 소득·재산조사 결과 가구의 소득인정액이 선정기준액 이하인 아동에게 지급된다. 소득인정액은 집이나 자동차 등 재산을 소득으로 환산한 뒤, 해당 가구의 월 소득(소득평가액)과 합산해 계산한 금액이다. 2018년 선정기준액은 3인 가구 월 1170만 원, 4인 가구 월 1436만 원이다. 아동수당 지급액은 대상 아동당 월 10만 원이 원칙인데 감액되는 경우도 있다. 아동수당 수급자의 소득이 탈락자보다 높아지는 소득역전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소득인정액 >선정기준액 -가구 내 수급아동 수 × 5만 원’인 가구는 아동수당이 5만 원으로 감액되는 식이다. 예를 들어 4인 가구 선정기준은 1436만 원이므로 가구(부, 모, 7세 자녀, 3세 자녀)의 소득인정액이 1431만 원 이하면 아동수당 10만 원을 받게 되지만, 가구의 소득인정액이 1431만 원 초과 1436만 원 이하인 경우에는 아동수당이 5만 원으로 감액 지급된다. 감액대상 가구는 전체 수급가구의 0.06% 정도로 추산된다.

지난 6월 20일부터 사전접수를 진행했으며, 9월 14일까지 0~5세 아동 244만4000명의 94.3%인 230만5000명이 신청해 이중 일차적으로 192만3000명이 확정됐다. 신청 아동 중 2.9%인 6만6000명은 탈락됐다. 31만6000명은 금융조사 등으로 인해 아직 지급이 결정되지 않았다. 신청자 가운데 9월에 지급받지 못한 아동이 이후 지급대상으로 결정되면 10월 말에 9월분까지 소급해 지급된다.

이용권 기자 freeuse@munhwa.com